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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히면 또 다른 게 등장…'비급여 사업화' 끊이지 않는 배경[실손보험금이 샌다]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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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평발치료에 도수치료까지 권유…결국 보험금 불인정
구두로 암 발전 가능성 크다며 맘모톰 수술 권유
정작 진료의뢰서엔 바꿔 기재

병원에서 만들어내는 각종 비급여 항목은 일종의 두더지게임이다. 유행하던 비급여 치료가 문제가 돼 막히면 또 다른 비급여 항목이 만들어진다. 비급여 치료가 필요 없는 보통의 질병에도 최대한 비급여가 권유된다. 의사·보험설계사·브로커 등이 기발한 비급여 항목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 모임까지 열 정도다. 몇 년 전 백내장으로 이른바 '대박'을 친 강남 A안과는 5년도 채 안 돼 안과로 평생 벌 돈을 벌었다는 풍문도 있다. 너도나도 새 아이디어를 탑재한 비급여 개발에 나서는 이유다.


막히면 또 다른 게 등장…'비급여 사업화' 끊이지 않는 배경[실손보험금이 샌다]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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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급여 치료를 위한 의학적 논리가 도를 넘으면 황당한 치료법이 나오기도 한다. 국내 B손해보험사는 최근 인천 한 대형병원에서 8세 아이인 C의 평발을 개선할 목적으로 도수치료를 시행하고 있다는 황당한 실손보험 청구 건을 접수했다. C는 발목이 안쪽으로 꺾이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고 약 6개월간 23회의 도수치료를 받았다. B손보사는 아동 평발치료 목적의 도수치료는 처음 접해보는 사례라 해당 치료에 관한 의학적 판단을 위해 의료자문을 받았다.


결과는 도수치료 전체의 실손 불인정이었다. 자문의는 "유연성 평발은 도수치료가 아닌 능동적 운동을 시행해야 한다"면서 "해당 병원 의사에 대한 조사를 권고한다"고 회신했다. 결국 환자 부모는 해당 병원 의사의 말만 믿고 도수치료를 했다가 비정상적인 치료와 막대한 치료비만 부담하게 됐다. B손보사 관계자는 "단순 의학적 판단만 받아보려 자문을 맡겼는데 같은 의료인인 의사가 조사까지 하라고 권고할 정도면 도가 지나쳤다는 것"이라며 "질병을 무리하게 비급여 치료로 연결하는 사례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막히면 또 다른 게 등장…'비급여 사업화' 끊이지 않는 배경[실손보험금이 샌다]④ 환자가 도수치료를 받는 모습. 사진과 본문 내용은 무관

환자에게 받지 않아도 되는 비급여 치료를 권하다가 환자가 상급병원에서 추가 진료를 받아보겠다고 하자 서류상으로만 슬쩍 진단명을 바꾸는 꼼수도 있었다. 30대 주부 김지연씨는 최근 유방초음파로 3㎝ 혹이 발견돼 경기 광명시에 위치한 D외과에서 조직검사를 받았다. D외과 의사는 비정형세포증식증이라고 진단하면서 모양도 좋지 않고 암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으니 빠르게 맘모톰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맘모톰은 초음파 기기를 이용해 병변을 보면서 특수한 바늘을 삽입해 종양을 절제하는 기기다. 비급여로 가격은 200만원 수준이다.


김씨는 큰 병원에서 한 번 더 의견을 들어보고 싶어 수술 날짜를 잡지 않고 진료의뢰서를 발급받은 뒤 강남성모병원을 찾았다. 성모병원에서 조직검사판독을 다시 한 결과 수술이 필요 없는 단순 섬유선종 진단이 나왔다. 성모병원 의사가 "수술할 정도는 아니고 추이를 지켜보자"라며 대수롭지 않게 말하자 김씨는 D외과로부터 받은 진료의뢰서를 다시 확인해달라고 했다. 전문용어와 영문으로 쓰인 의뢰서엔 '비정형'이라는 내용은 없고 모양이 좋다는 식으로 적혀있었다. D외과에서 김씨에게 구두로 겁을 주면서 비급여 치료를 강요해놓고 상급병원이 확인할 서류엔 정상적인 의학적 소견을 적어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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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식적인 비급여 진료가 팽배한 건 막대한 수익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비급여 비중이 클수록 전문의 소득도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난 3월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에 등재된 '전문과별 전공의 지원율과 의사소득, 비급여율 간의 상관관계(정은영·나영균)' 논문을 보면 2020년 기준 전문의 연평균소득 1위는 안과로 4억5837억원이었다. 뒤이어 정형외과(4억284만원)·재활의학과(3억7993만원)·신경외과(3억7065만원)·피부과(3억263만원) 등의 순이었다. 이들 소득 톱5 학과는 비급여 비중도 높았다. 2021년 기준 재활의학과 비급여 비중은 42.6%로 1위였다. 이어 안과(42.3%)·정형외과(36%)·신경외과(35.3%)·소아청소년과(25.3%) 등의 순으로 비급여 비중이 컸다.


막히면 또 다른 게 등장…'비급여 사업화' 끊이지 않는 배경[실손보험금이 샌다]④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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