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 제품 뿐 아니라 고부가 철강도
세계 시장 내놓는 중국
![中 내변형성 강관 후판에 '화들짝'…고부가 철강도 수준급[프리미엄 중국産 공습]](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14120108404823826_1.jpg)
전 세계로 쏟아지는 중국 철강도 최근 들어 달라진 모습이다. 기초·범용 제품의 대량생산에 기반해 저가 제품을 주로 공략하던 중국이 고부가가치 철강 제품도 세계 시장에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가뜩이나 물밀듯이 들어오는 중국산 철강 제품에 고전하는 한국 철강사들은 더욱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안산강철은 에너지 강관 재료로 쓰이는 대형 내(耐)변형성 강관 후판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했다. 신위강철은 전기차에 쓰이는 무방향성 전기강판 등을 내놔 관련 업계에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이들 제품 가격과 품질은 현재 한국산과 큰 차이가 없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 하지만 중국이 본격적인 양산으로 생산비를 낮추면 상황은 달라진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아직 고부가가치 철강 제품은 중국산과 한국산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데다 통관 절차 등 비용을 고려할 때 국내에서 쓸 유인은 떨어진다"면서도 "고부가가치 특수강 분야에서도 시장 잠식을 위해 대량 공급할 시 국내 철강을 보호할만한 장치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중국 철강 수출 품목의 변화는 자국 내 전기차와 가전제품, 신재생에너지 업계 등의 품질 개선 요구가 연구개발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명예교수는 "중국의 철강 생산 기술은 이미 한국과 비슷한 수준에 도달했다"며 "중국 철강사가 저렴한 가격과 적극적인 고객 대응으로 철강 전·후방 연관 기업들의 ‘심리적 저항선’ 마저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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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가가치 제품까지 글로벌 시장에 쏟아내면서 세계 조강 생산량의 50%가량을 차지하는 중국 철강의 공급량은 경기 불확실성 우려에도 불구하고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2020년 5400만t 규모의 중국 철강 수출량은 지난해 9100만t까지 크게 증가했다. 중국 자문업체 마이스틸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철강 수출량은 1억∼1억100만t가량으로 2016년 이후 8년 만에 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전체 철강 생산량은 2020년 이후 10억t가량을 유지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 철강 산업은 고용 인원이 많아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생산 감축은 고용 축소·지역경제 위축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공급량 감소를 용인해 주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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