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 '이세계 퐁퐁남'으로 역풍
"불편과 심려 끼쳐 드렸다…사과"
여성혐오 표현으로 논란이 된 웹툰 '이세계 퐁퐁남'이 네이버웹툰 공모전에서 최종 탈락했다. 네이버웹툰 측은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22일 네이버웹툰은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2024 지상 최대 공모전’ 2기 최종 수상작을 발표했다. 대상은 '귀신망치'가 받았고, 최우수상은 '괴이현상 하나', 독자 인기상은 '과학고 사변' 등에 돌아갔다. 그 외 10편의 우수상 수상작 명단에도 '이세계 퐁퐁남'은 오르지 않았다.
앞서 '이세계 퐁퐁남'이 지난 9월 25일 지상최대공모전 1차 심사를 통과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여성 독자들을 중심으로 불매운동이 이어졌다.
해당 웹툰은 39세 남성이 아내에게 배신당하고 이혼하는 과정에서 재산을 잃은 뒤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연애 경험이 많은 여성이 경제적 조건을 따져 결혼한 남자를 뜻하는 '퐁퐁남'이란 인터넷 신조어를 전면에 내세우고, 여성혐오적인 표현과 내용을 담아 논란을 불렀다.
특히 네이버웹툰 측이 X(엑스·옛 트위터) 공식 계정에 불매운동을 조롱하는 듯한 게시글을 올리면서 이용자들의 반발은 더욱 확산했다. 지난달 16일 네이버웹툰은 엑스 계정으로 웹툰 '소꿉친구 컴플렉스'를 홍보하며 "소꿉친구 컴플렉스 불매합니다. 불티나게 매입하기, 불처럼 뜨겁게 매입하기"와 같은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 문구를 사용했는데, 최근 벌어진 불매운동에 대한 조롱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달 초에는 네이버웹툰이 플랫폼의 역할을 다하고 있지 못하다며 이용자 100여명이 경기 성남시 네이버 그린팩토리 건물 앞으로 항의성 트럭과 근조화환을 보내는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이용자들은 '집게손가락은 검열하는데 여성 성적 대상화는요?', '검열 기준 재정립하고 전부 공개하라'는 문구를 내걸었다.
네이버웹툰은 논란이 벌어진 뒤 처음으로 공모전과 관련한 공식 사과에 나섰다. 네이버웹툰은 별도 공지를 통해 "최근 공모전 관련 이슈로 독자 및 웹툰 창작자에게 불편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플랫폼과 만화 산업 및 창작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외부 자문위원회를 마련하겠다"며 "자문위원이 공모전을 포함한 전체 콘텐츠 서비스의 현행 운영 정책을 검토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용자와 창작자의 소중한 의견에 더욱 귀 기울이며, 창작의 자유를 존중하는 동시에 책임 있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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