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주식 30% 풀려…남은 물량 더 많아
삼부토건 대규모 손실…주주에 폭탄 돌리기
코스닥 상장사 디와이디에서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주식 전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오는 25, 26일 대규모 주식이 풀리면 기존 주주의 주식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게다가 CB와 BW로 무리하게 샀던 삼부토건도 큰 손실을 보고 있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디와이디는 35억원 규모 제5회차 CB와 78억원 규모 3회차 BW가 전환 청구 및 신주인수권 행사 요청이 들어왔다고 공시했다.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전환이 청구됐다.
이에 따라 주식으로 전환되는 물량은 총 2259만6651주로, 현재 디와이디 전체 주식 수의 약 30%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이중 일부인 255만136주는 지난 20일 이미 신주로 상장돼 시장에 풀렸다. 이날 디와이디의 주가는 장중 7%대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남은 2004만6515주는 오는 25, 26일에 풀린다. 공시 상 신주 상장 예정일이 오는 27, 28일로 돼 있는데, 3거래일 전부터 권리 공매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CB와 BW의 전환가는 500원이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아직 수익권이다. 다만 대규모 물량이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질 경우 급락세가 연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이번에 새로 상장되는 물량보다 더 많은 CB, BW 물량이 남아있어 주가에 부담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제5회차 CB의 경우 지난 11일 기준 액면가 35억원이 남아있다. 총 432만987주가 새로 전환될 수 있다. BW는 108억원이 남아있다. 총 2160만7245주의 신주 발행이 가능하다. 또 오는 2025년 5월31일부터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는 50억원 규모 제7회차 CB도 있다. 이 CB가 전환되면 1000만주가 시장에 더 풀린다.
이처럼 대규모 CB·BW가 시장에 쏟아지는 이유는 삼부토건 인수 때문이다. 디와이디는 2022년 5월 삼부토건의 기존 최대주주인 이석산업개발 등과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중순까지 수차례에 걸쳐 삼부토건 지분을 인수했다. 지난 4월16일 기준 삼부토건에 총 834억원을 투입했고 지분 11.49%를 확보했다. 현재는 반대매매 등을 당해 3.48%의 지분만 남아있다.
삼부토건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디와이디는 지난해 2월 5회차 CB 100억원을 발행했다. 또 지난 2월22일에는 250억원 규모 3회차 BW를 공모 형태로 모집했다. 이번에 CB와 BW가 주식으로 전환된 후 시장에 풀리면 그 주식을 산 주주의 돈으로 삼부토건을 인수한 것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디와이디는 삼부토건 인수로 이미 대규모 손실을 봤다. 올 3분기 말 기준 디와이디의 삼부토건 장부가액은 112억원이다. 취득원가 770억원 대비 85% 낮은 수준이다. 이번 분기에만 투자주식 손상차손으로 268억원을 반영했다. 삼부토건 실적도 부진하다. 삼부토건은 디와이디가 인수 후 수백억원의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디와이디 측에 문의했지만 답변하지 않았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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