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질문서 "명씨, 도울 일 없었다"
조윤선 전 수석 위촉에 "정상 절차"
"국가보안법 위반한 사람도 비서실장"
오세훈 서울시장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 개입했다는 주장에 "전체가 다 엉터리"라고 일축했다.
오 시장은 18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시정질문에 참석해 명씨와의 관계를 묻는 박강산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의 질문에 "명씨의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특히 오 시장은 "2021년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2020년 11월 처음 나온 여론조사부터 1위였다"며 "자신이 오 시장을 도왔기에 오 시장이 선거에서 이겼다는 명씨의 주장은 틀렸다"고 답했다. 이어 "그분이 (선거 과정에서) 도울 일이 없었다"며 "당시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를 하지 않아도 선거에서 이길 것이라고 보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명씨를 왜 고소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당내에서 반대 세력이 음해라고 하는 것들을 다 고발해야 하느냐"며 "터무니없는데 다 고소·고발을 하면 사리에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명씨에 대해 고소 등 법적조치에 나설 의향을 내비쳤다. 명씨가 오 시장이 자신 앞에서 읍소하며 눈물을 흘렸다는 등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주장한 데 따른 조치다.
당시 공개된 대화에 따르면 명씨는 "국민의힘 당내 경선 다음 날에 김종인 위원장을 만났다. 김 위원장이 '국민의힘 후보가 서울시장이 돼야 한다.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표를 꼭 이겨달라'는 미션을 줬다. 나는 거기에 맞춰 판을 짰다"고 말했다. 급기야 오 시장이 자신 앞에서 읍소하며 눈물을 흘렸다는 주장도 내놨다.
오 시장은 즉각 반박한 바 있다. 오 시장은 명씨를 향해 "결국 검찰 수사를 통해 철저히 조사받고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김영선 전 의원이 강청해 그를 만나보기는 했지만, 이상하고 위험한 사람이라는 판단이 들어 관계를 단절했다"며 "울음 운운하는 것은 가소로운 주장이다. 처음 보는 한낱 정치 장사꾼 앞에서 읍소한다는 설정 자체가 난센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씨가 누구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 알 바 아니지만 그가 단일화 전략을 조언했다는 분이 단일화를 가장 반대했다는 점에서 자가당착"이라며 "사실과 거짓을 섞어 들쑤시고 불 지르고 다니는 것은 자신의 허물을 덮고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속셈"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시정질문에서는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서울시립교향악단 비상임이사로 위촉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오 시장은 "조 전 장관은 사면·복권된 상태"라며 "사면 복권의 뜻은 자격에 있어 정지·상실된 것을 회복시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잘못을 저질러서 단죄를 받았다면 이후 사회 활동을 전부 하지 말아야 하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정상적인 형식과 절차를 밟아 임명했다는 게 오 시장의 주장이다. 오 시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실장을 지적하는 발언도 내놨다. 조 전 장관 임명건이 시민의 눈높이를 고려하지 않은 소탐대실이 될 수 있지 않냐는 물음에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사람이 대통령비서실장도 하는 나라 아니냐"고 꼬집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