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네트워크 활용해 방산사업 힘 실을 듯
"한화오션 글로벌 사업 확대도 지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회장으로 위촉됐다. 한화그룹의 미국 방산시장 확대 전략에서 김 회장이 중심 역할을 맡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4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김 회장이 지난달 1일 한화그룹 임원 인사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회장으로 신규 위촉됐다고 전날 공시했다. 현재 김 회장은 ㈜한화를 비롯해 한화시스템, 한화비전, 한화솔루션 등 계열사에서 회장직을 맡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는 김동관 부회장과 손재일 사장이 그대로 맡는다.
이번 인사는 미국 신 행정부 출범 시점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김 회장이 쌓아온 대미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화그룹이 적극적으로 신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트럼프 캠프에서 외교·안보 분야 자문을 맡았던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창립자와 40년간 인연을 맺어 왔다. 그의 추천으로 2017년 1월 열린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에 초대받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이러한 인적 네트워크가 한화의 대미 방산 전략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오션을 주축으로 미국 방산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지난 6월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조선소를 인수, 미국에서의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위한 전초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이미 한국 조선사 중 최초로 미국 해군과의 MRO 사업 계약을 두 차례 체결한 바 있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의 최대 주주로서 관련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최근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 조선업계와의 협력을 강조한 점도 한화 구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과 첫 통화에서 "미국 조선업계는 한국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선박 수출뿐 아니라 보수, 수리, 정비 분야에서도 긴밀한 양국 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화 관계자는 "대미 군사·외교 분야 등 김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라며 "한화오션의 글로벌 사업 확대를 지원하는 역할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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