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용 TC본더 독점적으로 대규모 수주
기술력과 안정적 생산능력 바탕 내년 매출 1.2조 목표
성장 과실 주주와 나누기 위한 친화정책 강화
SK하이닉스가 내년에도 고대역폭 메모리(HBM) 부문에서 우위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HBM 생산용 TC 본더의 주력 공급사 한미반도체 기술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와 DS투자증권에 따르면 한미반도체에 대해 HBM용 TC본더를 독점적으로 대규모 수주했던 레퍼런스를 고려할 때 점유율 1위 업체로서 우선 공급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 현재 최대 고객사향 TC본더는 인공지능(AI) 가속기 최종 사용자의 공급 일정에 맞춰 원활하게 출고하는 것으로 파악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대 고객사향 TC 본더 우선 공급 구도는 유지될 것"이며 "최대 고객사의 이원화 정책을 가정하더라도 기타 고객사 주문이 늘면서 내년 연간 매출액 1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HBM 양산을 위해서는 품질과 수율은 물론이고 개발기간이 중요하다. HBM을 만들려면 완성도 높은 기술이 필요하다. HBM뿐 아니라 함께 패키징하는 AI 반도체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수율과 품질을 충족하기가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반도체는 높은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과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자기주식 취득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전날 삼성증권과 400억원의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한미반도체 대표 곽동신 부회장은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러지의 HBM 생산용 TC 본더의 주력 공급사"라며 "끊임없는 노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 만족을 극대화하며 세계 점유율 1위 지위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고 말다.
한미반도체는 최근 3년 동안 4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192만6120주를 소각했다. 같은 기간 자기주식 취득 규모는 2800억원에 달한다.
한미반도체는 매출액이 올해 6500억원, 2025년 1조2000억원, 2026년 2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AI 시대에 필요한 고성능 반도체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장비를 개발하면서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미반도체가 TC 본더를 생산하려면 30년 이상 현장에서 근무한 숙련된 장인이 가공, 조립, 배선, 테스트 등 단계별로 6번의 검수를 한다. 총 1000가지 항목의 검사를 통과한 TC 본더를 고객사에 인도한다. 연 264대 TC본더를 생산할 수 있다. 내년에는 연 420대를 생산할 수 있도록 증설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한미반도체 소속 장인은 엔지니어 교육도 맡아서 진행하고 있다. 약 10여년간 특별 교육을 이수해야 전문 엔지니어로 인정받는다. 완벽한 품질 관리와 장인정신을 통해 한미반도체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연속 글로벌 반도체 리서치 전문기관인 테크인사이츠가 선정하는 세계 10대장비 기업에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선정됐다.
한미반도체 고객사인 SK하이닉스가 3분기에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하고 HBM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 미국 엔비디아, 대만 TSMC의 '3각 동맹'은 AI 시대를 맞아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내며 세계 AI 반도체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초 업계 최대 용량·최고층의 ‘48기가바이트(GB) 5세대 HBM(HBM3E) 16단’ 샘플을 고객사에 제공하기로 했다. 내년 하반기 TSMC와의 협력을 통해 HBM4를 양산하고 이후 고객 맞춤형(커스텀) HBM4E, HBM5, HBM5E 등 7~9세대 HBM 제품을 출시한다.
HBM용 TC 본더 공급사인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의 HBM 개발과 양산 일정에 발맞춰 꾸준히 TC 본더를 공급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세계 최고 수준의 HBM을 꾸준하게 공급하고 있는 만큼 관련 장비 공급을 위한 조건도 까다롭다. 완성도 평가를 위한 복잡한 과정을 거치며 최종 양산에 돌입하기까지 오랜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 까다로운 HBM을 대량생산하기 위해서는 필수 공정 장비인 TC 본더의 중요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