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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보다 가능성 높다는 '임기 단축 개헌', 과연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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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명태균씨 국정농단 의혹 등이 제기되며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를 경신하자 야권이 대규모 장외 집회를 여는 등 공세에 나서고 있다.

야권 내에서는 특히 탄핵보다는 '대통령 파면 국민투표 개헌연대'가 출범하는 등 임기 단축 개헌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의 임기를 줄이는 개헌은 과연 현실화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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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내 탄핵보다 개헌에 힘 실리는 분위기
여권에서도 개헌 등 파급력 주목하는 상황
이재명 재판, 윤석열·한동훈 관계 등 변수

김건희 여사, 명태균씨 국정농단 의혹 등이 제기되며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를 경신하자 야권이 대규모 장외 집회를 여는 등 공세에 나서고 있다. 야권 내에서는 특히 탄핵보다는 ‘대통령 파면 국민투표 개헌연대(개헌연대)’가 출범하는 등 임기 단축 개헌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의 임기를 줄이는 개헌은 과연 현실화할 수 있을까.


지난 9일 서울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 행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는 문제를 거론하며 "두 글자로 된 말을 차마 할 수 없어서 이렇게 말했다"는 발언을 했다. 이 발언의 앞 발언은 "전쟁을 못 해서 장이 뒤집어진 것이냐"였는데, 맥락을 고려할 때 말 못 할 두 글자는 '환장(換腸)'을 차마 말도 못 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공식 설명도 같지만, 정치권에서는 '두 글자'의 해석을 두고서 탄핵 또는 개헌 등이 제기됐다.


거친 표현을 자제하기 위한 표현 하나에도 시끌시끌할 정도로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특히 이 대표가 어떤 ’액션 플랜‘을 짜는지에 민감한 상황이다.


탄핵, 현실적으로 어려워

탄핵보다 가능성 높다는 '임기 단축 개헌', 과연 가능한가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등이 9일 오후 서울 숭례문 일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주최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 장외집회에서 손팻말을 들어 보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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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한국 정치사에 새겨지면서 야권에서는 윤석열 정부 역시 탄핵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경고를 숱하게 쏟아냈다. 특히 지난 총선에서 이미 범야권이 192석을 확보해 탄핵 가결에 필요한 재적의원의 3분의 2(300석 기준으로 200석)에 한층 다가가 있는 것도 현실이다.


'3년은 너무 길다'며 등장한 조국혁신당의 경우 일찍이 탄핵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달 중 탄핵안을 공개하겠다고 밝히는 등 탄핵에 특히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야권 내에서는 탄핵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우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례에서 보듯 중대한 헌법 위반이 아닌 경우 탄핵에 이르지 못한다. 현재로서는 윤 대통령의 헌법 또는 법률 위반 의혹 외에 구체적 혐의를 입증하지 못한 상황에서, 국회의 문턱을 넘어 탄핵안을 가결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야권 내에서도 의구심이 있다.


뿐만 아니라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운명을 맡겨야 하는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헌재의 판단에 따라 탄핵 역풍이 고스란히 야당에 불어닥칠 수 있다. 무엇보다 현재 헌재는 3명의 국회추천 몫 3명이 공석이다. 탄핵심판 등 중대한 결정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못 된다.


더 큰 문제는 현재 야권의 의석만으로는 탄핵할 수 없다. 최소 8명의 여당 의원이 탄핵에 동참하지 않는 한 대통령 탄핵은 헌재에 넘길 수도 없다. 탄핵의 전초 단계로 여겨졌던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에서 확인되듯 여당의 이탈표는 최대 4표에 불과하다. 앞서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보수 세력이 궤멸 위기를 맞았던 학습효과를 감안하면 탄핵 움직임에 여당 의원들이 선뜻 동참하기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대안은 임기단축 개헌?

탄핵보다 가능성 높다는 '임기 단축 개헌', 과연 가능한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조용준 기자

야권은 탄핵보다는 임기 단축 개헌이 정치적 장애물이 낮다고 본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11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개헌이 탄핵보다) 합리적이고 가능성이 높은 방안"이라며 "탄핵은 징계절차인데 개헌은 입법 절차라 ‘도저히 안 되겠다’ 판단한 의원들이 탑승하기에는 탄핵열차보다 개헌열차가 낫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탄핵은 헌법재판관 9명이 결정한다면 임기 단축 개헌은 국민투표로 결정하는 사안이다. 탄핵은 선고일에 따라 대통령 선거일이 바뀐다면 개헌은 여러 국민들의 합의와 협의로 대통령 선거일이 결정된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개헌이 탄핵에 비해서는 정치적 문턱도 낮을뿐더러 예측 가능성이 높고, 안정성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여권 내에서도 우려의 한 표현 방식이기는 하지만 임기 단축 개헌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조해진 전 국민의힘 의원은 "가장 약한 고리가 개헌"이라며 "(이 대표가 재판 등으로 위기에 처한다면)임기단축 개헌은 그보다 훨씬 부담을 덜 느낄 가능성이 있다. 거기에 4년중임 개헌 같은 유인(誘因)이 붙으면 동조의 명분이 더 강화되고, 국민의힘에서 8표가 붙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임기단축 개헌 역시 '산 넘어 산'

하지만 개헌을 통한 임기단축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부터 논란이 많다. 야권은 부칙 개정 등을 통해 윤 대통령의 임기를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헌법학계에서는 헌법 제128조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헌법 개정은 그 헌법 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하여는 효력이 없다'는 조항의 해석을 두고서 말이 많다. 물론 해당 조항은 임기 연장 등을 막기 위한 조항이기 때문에 임기 단축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일단 논란의 소지가 있다. 더욱이 윤 대통령이 권한쟁의 심판청구 등 법적 대응을 불사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률상 논란 외에도 야권이 여당 의원의 동참을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을지도 고민이다. 탄핵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임기단축 개헌에 선뜻 나설 여당 의원의 존재는 여전히 확신할 수 없는 대목이다.


야권 내에도 임기를 얼마나 제한할지를 두고서 고민이 있다. 야권 내에서는 일단 "임기 2년 단축을 위한 헌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들은 이 같은 개헌을 ‘연성탄핵’이라며 "국민이 직접 심판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1년 임기를 줄이는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김두관 전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임기를 1년 단축하고, 개헌을 통해 차기 대통령 선거를 (2026년 6월3일) 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방안은 윤 대통령에게도 일종의 명예로운 퇴진의 길을 열어주는 방안으로 받아들여진다. 대통령 스스로 임기를 줄이는 희생(?)을 통해 제왕적 대통령제 등을 바꾸는 정치적 성과를 내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개헌 논의 등이 힘을 받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몇 가지 정치적 변수가 정리되어야 한다. 먼저 이 대표의 재판 문제다. 오는 15일과 25일 판결 결과에 따라 야당 역시 격랑에 휘말릴 수 있다. 현재로서는 야권의 유일무이한 대권후보인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릴 경우 임기단축 개헌을 통한 조기 대선 국면 구도라는 판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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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는 보수 여당이 결집할 수 있을지다. 여러 차례 당정 갈등 상황이 연출되긴 했지만, 탄핵의 학습 효과 등으로 여당 의원들이 정권을 조기 종식시키는 결정에 동참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관계가 여기에서 핵심 변수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갈등을 수습하며 관계 재정립에 나서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주목되는 부분이다. 위기의식이 그만큼 깊어졌다는 것과 함께 여권 분열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볼 수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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