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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펙트’ 로펌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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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정치·무역 불확실성 커져… 로펌 정보전쟁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국내 로펌들이 미국의 경제 정책 기조 변화와 트럼프가 내세운 공약이 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전망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로펌들이 국내에서 가장 발 빠르게 분석과 전망을 하게 된 배경에는 한국 기업이 미국 진출을 확대함에 따라 로펌들이 선제적으로 쌓아 온 현지 정보 역량이 있다. 워싱턴 DC 백악관 인근 도로인 ‘K스트리트’에는 로비 업체와 로펌 등이 밀집해 있는데, 일부 한국 로펌은 이곳을 통해 정확하고 생생한 정보들을 얻고 있다.


‘트럼프 이펙트’ 로펌이 뛴다 내년 1월 20일 미국 47대 대통령에 취임하게 될 도널드 트럼프. 국제질서 전반에 일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이미지출처=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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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관련한 정보 서비스, 컨설팅 강화를 위한 로펌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법무법인(이하 생략) 태평양(대표변호사 이준기)은 성 김 전 주한 미국대사를 글로벌 미래 전략 센터장으로 올 초 영입했다. 다른 로펌들도 앞다퉈 외교부 고위직 출신의 고문을 대거 영입해 새로운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하는 트럼프의 당선으로 대외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시험대에 오른 가운데 이를 기회로 삼으려는 로펌들의 발걸음도 분주하다.


뉴스레터 보내고, 세미나 준비하고

주요 로펌들은 트럼프 2기 정부의 정책을 분석하는 테스크포스(TF) 팀을 꾸려 기업의 자문 수요에 대비하거나, 관련 세미나를 열어 미 대선 결과가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트럼프 이펙트’ 로펌이 뛴다 [이미지출처=법률신문]

트럼프의 당선이 확실시된 6일 저녁 태평양, 율촌(대표변호사 강석훈), 지평(대표변호사 양영태)은 ‘트럼프 당선이 한국 경제·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 내용을 담은 뉴스레터를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고객사들에게 이메일로 공지했다. 로펌들은 트럼프의 당선으로 국내 자동차, 반도체, 2차전지, 철강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대중(對中) 견제 정책으로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한국도 영향을 피할 수 없어 공급망을 세분화하는 전략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한 로펌 국제분쟁팀의 변호사는 “트럼프의 당선이 확실해진 시점에 곧바로 일부 고객들로부터 자문을 요청하거나 보유 정보를 공유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고객을 위해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분석하고 있고, 세미나 등을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태평양은 지난달 30일 미 대선을 며칠 앞두고 선제적으로 선거 결과가 한국에 미칠 영향과 관련한 주제의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는 성 김 센터장(전 주한 미국대사) 뿐 아니라 존 설리반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참여해 대담을 나누는 등 타 로펌과 차별화되는 행사를 개최했다. 태평양은 올 초 글로벌 미래 전략 센터를 발족한 뒤 센터를 중심으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주요 시사점 등을 논의해 고객에게 대응책을 제시할 계획이다. 13일에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관련 세미나를 연다. 트럼프 당선자는 지난해 5월 한 방송에 출연해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을 위해 푸틴과 만날 것이며, 대통령이 되면 24시간 내 전쟁을 끝내겠다”고 답한 바 있다.


때문에 트럼프 취임 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양상이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 기업의 재건 사업 진출 방향에 대해 살펴볼 방침이다.


광장(대표변호사 김상곤)은 지난해 하반기 국제통상그룹 내 ‘경제안보TF’를 출범했다. TF에서 미국 대선 상황과 이에 따른 양 후보의 정책 변화 가능성을 모니터링해 왔으며, 6일 ‘미 대선 특집 이슈브리프’를 주제로 한 뉴스레터를 배포했다. 광장은 20일 한국사내변호사회와 공동으로 ‘제3회 ESG·컴플라이언스 분과 세미나: 미국 대선 결과와 글로벌 통상정책 동향’ 세미나를 예정하고 있다. 21일에는 미국 로펌 메이어 브라운(Mayer Brown)과 함께 ‘미국 대선 이후의 조세정책 전망’을 주제로 웨비나(ZOOM)를 준비 중이다.


대륙아주(대표변호사 이규철)는 워싱턴사무소를 통해 동향 파악을 완료한 뒤 글로벌컴플라이언스팀과 협업해 뉴스레터를 배포할 계획이다. 대륙아주는 13일 개최하는 미래리더스포럼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간사인 김건 국민의힘 의원을 초청한다. 주제는 ‘미국 대선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이다.


화우(대표변호사 이명수)는 최종문 기업자문그룹 고문이 13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박물관에서 열리는 ‘2024년 미국 대선 후 한미 동맹: 서울의 관점에서(Alliance after US Election 2024: A Seoul Perspective)’ 세미나에 참석할 예정이다. 최 고문은 첫 번째 세션인 ‘미 대선 후 한반도와 한미동맹’의 좌장을 맡아 미국 대선 결과가 안보와 외교 정책에 미칠 영향과 한국의 전략적 대응 방안에 대한 토론을 이끌 예정이다. 최 고문은 외교부 남아시아태평양국장, 주스리랑카대사, 주프랑스대사, 외교부 제2차관을 역임했다.


율촌은 입법지원팀과 조세 부문에서 미국 대선과 관련한 기업 등의 각종 자문 수요에 대응해 온 만큼, 향후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미국 정부의 변화를 다룰 예정이다. 세종(대표변호사 오종한)도 뉴스레터 배포와 세미나 개최를 준비 중이다.


보호무역주의 기조 유지될 것

전문가들은 과거 트럼프 정부 1기의 경제정책이었던 미국 우선주의를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유지되면서 수입 규제가 늘어나고, 보편적 관세가 적용돼 우리 기업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8월 수입품에 대한 10% 보편적 기본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일률적으로 60%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언급하기도 했다. 여기에다 상응관세법(Reciprocal Tariff Act)을 통해 무역 상대국이 미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동일하게 상대국의 수입품에 대해 부과할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한국 기업의 수출 제품의 가격에도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출신 박지웅(43·사법연수원 37기) 율촌 변호사는 “관세 인상은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에 산업적으로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며 “한국이 중국에 1차 수출한 뒤 중국이 완성재를 미국으로 수출하는 구조가 통하지 않게 된 만큼, 중국에 대한 높은 무역 의존도를 탈피하는 노력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사적으로 한국의 완성 제품에 대한 경쟁력은 올라갈 수 있지만, 다수의 한국 기업은 중국에 공장을 둔 만큼 공장 이전을 고려해야 하는데 공장 이전 시 원가 상승 문제 등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이나 정유 등 분야에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어 산업별 영향을 점검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전망도 있다.


산업자원부 무역위원회 조사관을 지낸 정동원(56·31기) 화우 변호사는 “석유나 석탄 가격을 낮추고 생산을 늘리게 된다면 원가 부담이 완화돼 관련된 우리 기업에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경제안보외교 자문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낸 박효민(42·41기) 세종 변호사는 “중국산 제품에 대해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과 비슷하게 경쟁하는 한국산 제품이 우위를 점할 수도 있다”며 “공급망과 산업에 따라 긍정적인 요인과 부정적인 요인이 모두 있을 수 있어 국제 정세 등을 살펴 사전 모니터링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로 인해 세계 교역 질서 역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트럼프는 기존에 체결된 무역협정 등이 미국 경제에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양자 간 무역협정 개정을 시도할 것으로 보여 세계무역기구(WTO)의 역할이 제한되고, 한미FTA 등 무역협정으로 다져온 통상 규범에도 큰 문제를 가져올 것이란 지적이다.


정기창 광장 외국변호사는 “다자주의는 트럼프의 당선으로 저물게 됐다”며 “미국부터 협정을 어기고 있고, 산업 정책의 시대가 다시 도래했기 때문에 룰에 의존하기보다는 전략적인 접근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에서 다년간 근무한 대형로펌의 한 고문은 “트럼프 1기 때부터 WTO 룰을 전혀 안 지키고 있고, 각종 협정 또한 어기고 있다”며 “한국은 룰을 만드는 국가가 아니라, 국제규범을 따라가는 국가인데 현재 국제 공통 규범이 만들어지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 파편화된 상황이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우리 기업에 어려운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겠지만, 상황에 따라 면밀하게 분석해 대응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한국에 진출한 외국로펌 대표들은 앞으로 트럼프가 어떤 무역 정책을 펼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아직 정책이 실행된 것이 아니라 전망을 하기는 어렵지만, 위기와 동시에 기회도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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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 한수현, 박수연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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