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언급 자제하면서도 "금리인하 타이밍"
말 아끼면서도 현 상황에 대한 아쉬움 토로
"내수 부양이 어느 때보다 시급한데 기준금리 '동결' 소수의견이라니요."
오는 28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용산이 불편한 심기를 내보이고 있다. 지난달 한은은 기준금리를 연 3.50%에서 3.25%로 0.25%포인트(p) 인하하면서 3년 2개월 만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섰는데,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가 실리자 간접적으로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통상 금통위원의 소수 의견은 향후 금리 결정에 중요한 '시그날'로 작용하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이 지난달 29일 공개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장용성 금통위원은 "수도권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 급등과 이로 인한 가계부채 확대는 매우 우려스럽다"며 동결 소수의견을 냈다. 용산은 답답한 속내를 털어놓고 있다.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지금 소수의견이 나온다면 '동결'이 아니라 '인하'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가상승률은 빠르게 안정화된 반면 수출은 부진하고, 내수는 미약한 데다 일부 취약 부문의 높은 연체율을 고려할 때 금리를 인하할 환경은 충분히 조성됐다는 시각이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2.2~2.3%로 기존 전망치인 2.4%보다 낮추지 않았느냐"면서 "금리 인하에 소극적인 것은 '인하 실기론'을 부추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이같은 불만을 공식적으로 표명하지는 않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대통령실이 이례적으로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아쉽다"는 입장을 밝혀 '관치 논란'을 불러일으킨 만큼 불필요한 오해를 사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통화정책 결정은 한은의 고유권한"이라며 금리 방향에 대해서는 말을 가급적 아끼고 있지만 동결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현 상황에 대한 불만과 아쉬움이 감지되는 상황이다.
권효성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오르고 있고, 미국 대선과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 등 변수가 많아 한은 입장에서는 금리 결정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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