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일주일 앞두고 막판 총력전 돌입
미국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불법 이민 범죄 문제에 대한 강력 대응을 예고하며 막판 총력전에 돌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인사의 이민자, 흑인 비하성 '막말 논란'이 선거 막판 표심을 흔들 중대 변수로 부상한 가운데, 이민자에 대한 강경 기조를 재확인하며 정면승부에 나서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21년 대선 불복 연설을 한 워싱턴 D.C. 인근 일립스 공원에서 승리를 다짐하는 연설을 하며 남은 선거 기간 화력을 집중할 예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범죄 조직과 마약 카르텔의 자산을 압류해 이민자 범죄의 피해자를 돕기 위한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불법이민자가 저지른 범죄 피해자도 함께 자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멕시코 국경을 넘는 불법이민자와 일부 이민자의 폭력 범죄 행위를 언급하면서 "무언가 행동을 해야 한다"며 "우리는 그것을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해리스 부통령을 언급하며 "미국 국경에 대한 카멀라의 잔인하고 비도덕적인 행동은 (대선 출마) 결격 사유"라며 "그는 대통령직에 부적합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카멀라는 우리 경제를 파괴해 엄청난 불행을 초래했다"면서 "월가 사람들은 경제가 좋은 건 트럼프가 당선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얘기한다. 주식 시장이 상승하고 있는 유일한 이유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지난 27일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 유세에서 불거진 막말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는 가운데 열렸다. 당시 유세에 찬조 연설자로 나선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는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를 "떠다니는 쓰레기 섬"이라 지칭하고, 흑인과 이민자를 비하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에 따라 미국으로 이주한 600만명 규모의 푸에르토리코 출신 유권자의 표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서 이탈할 가능성이 예상된다. 해리스 부통령도 "(트럼프가) 자신의 불만과 자기 자신, 우리나라를 분열시키는 데 집중하고 실제로는 집착하고 있다"며 즉각 비판에 나서며 이 문제를 쟁점화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유세 찬조 연설자의 '쓰레기 섬' 발언에 선을 그으면서도 불법이민 문제에 대한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이민자와 국경 문제 대응에서 비판받는 해리스 부통령의 약점을 겨냥한 측면도 있다. 그는 오후엔 펜실베이니아로 이동해 푸에르토리코 이주민이 많이 거주하는 앨런타운에서 유세하며 막말 논란 진화에 나선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일립스 공원에서 연설하며 남은 일주일의 선거 기간 총력전에 나선다. 일립스 공원은 지난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패배 불복 연설을 한 장소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 곳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 위협이라는 점을 유권자들에게 상기시키고, 미국인들에게 자신이 대통령이 돼야 하는 이유를 적극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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