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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서 年1억 챙긴 프랜차이즈…'배달 수수료' 핑계 가격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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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치킨 가맹본사 유통마진 13%
가맹점당 최대 1억98만원씩 수취
"유통마진 그대로 소비자가만 올려"
"본사의 업주 부담 줄이는 대책 필요"

프랜차이즈협회 주축인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으로부터 높은 유통마진을 챙기면서 매출과 이익을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배달 수수료' 부담을 이유로 잇따라 소비자 가격 인상에 나선 프렌차이즈 업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유통업계에선 배달앱 수수료 인하와 함께 총체적인 자영업자 비용 부담 완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맹점서 年1억 챙긴 프랜차이즈…'배달 수수료' 핑계 가격 인상 치킨. 본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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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마진만 13%… 치킨 본사 배만 불렸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상위 6개 프랜차이즈 본사의 최근 3년(2020~2022년)간 유통마진은 가맹점당 12.9%(점포당6529만원)으로 집계됐다.


유통마진은 가맹점에 원·부자재를 공급하면서 거둬들인 차익(차액가맹금)으로, 가맹점 입장에선 본사와 거래하는 일종의 수수료다. 가령 생닭이나 식용유, 채소 등 원부자재를 시중에서 10만원에 구매했다면, 가맹점엔 11만3000원을 받고 공급했다는 것이다. 한 프랜차이즈는 최대 17%가 넘는 마진을 챙겼고, 가맹점당 최대 1억98만원을 수취했다.


현재 프랜차이즈 등 외식업체 영업비용에서 식재료 부담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육박한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외식경영형태 보고서'에 따르면 외식업체 한해 영업비용에서 식재료비는 2020년 41.1%에서 2022년 42.4%(8630만원)으로 늘었다. 인건비(33.2%), 임차료(9.6%), 기타 비용(14.8%)와 비교해 가장 부담이 큰 것이다.


높은 유통마진으로 치킨 프랜차이즈 매출과 이익은 가맹점과 비교해 폭증했다. 치킨 가맹점의 점포당 평균 매출액은 2020년 대비 지난해 3억5000만원에서 3억2969만원으로 1.6% 줄어든 반면, 가맹 본사 매출액은 32.9% 늘었다. 치킨을 포함한 전체 프랜차이즈 128개 가맹본부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77.8% 급증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인 BHC·제너시스BBQ·교촌에프엔비 등 8곳의 지난해 영업이익도 2681억원(영업이익률 10%)을 기록했다. 적자를 낸 곳은 한 곳도 없었다. BHC의 영업이익이 1203억원(영업이익률 22%)로 가장 높았고, 이어 제너시스 BBQ(653억원·14%), 교촌에프앤비(248억원·5.6%) 순이었다.


가맹점서 年1억 챙긴 프랜차이즈…'배달 수수료' 핑계 가격 인상 김동전 맘스터치앤컴퍼니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배달앱 수수료 별도로 업주 부담 줄여줘야"

문제는 배달앱 수수료를 둘러싼 잡음을 틈타 주요 프렌차이즈들이 잇따라 소비자 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BBQ는 치킨 가격(2만3000원)을 3000원 올렸고, 굽네치킨·푸라닭도 주요 제품 가격을 1000~1900원 올렸다. 맘스터치는 24일부터 버거와 치킨 62종 가격을 300~500원씩 올렸다. BHC는 지난해 말 치킨 가격을 500~3000원 올리면서 국내산 가격 절반에 못 미치는 브라질산으로 교체했다.


자영업자 사이에선 정부가 배달앱 수수료와 별도로 프랜차이즈 본사의 업주 부담을 줄이는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가 수수료 인하를 촉구하는 활동을 늘리는 사이 정작 가맹 본사와 가맹점주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정책은 외면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21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이강일 민주당 위원이 "원부자재 비용을 낮출 생각이 없느냐"고 질의했을 때도 김동전 맘스터치앤컴퍼니 대표는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하는 프랜차이즈라 영업이익률이 13~15%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외식시장에서 배달 비중은 약 25% 수준으로, 매장 판매 비중이 75%를 차지한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본사에 원자재 수급비용뿐 아니라 초기 투자 비용과 로열티 등 추가로 부담해야 할 비용도 많다. 프랜차이즈가 배달 비용 부담을 이유로 가격을 올리는 것은 '어불성설'이란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설령 배달 수수료가 인하된다고 하도 프랜차이즈가 가격을 내리진 않을 것"이라며 "정부는 배달 상생협의체뿐 아니라 프랜차이즈 상생협의체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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