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위기의 e커머스]①티메프 사태 100일…유통산업 덮친 규제 쓰나미

시계아이콘02분 48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정치권, 전자상거래법 개정 봇물
e커머스 플랫폼 정산주기 60일→3~20일 단축
1000억원 이상 오프라인 매장도 포함
e커머스 플랫폼 구조조정 잇따라

#2024년 7월8일. 큐텐 계열의 e커머스 플랫폼 위메프에 입점한 셀러들은 판매 대금이 입금되지 않아 발을 동동 굴렀다. 회사 측은 공지 한 줄 보내지 않았고 판매자 콜센터는 상담사 연결이 불가능했다. 셀러들의 불안감이 확산되며 부도설까지 돌자 그제서야 위메프는 "정산시스템 오류로 인한 정산 지연"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열흘도 안 돼 큐텐의 계열사 티몬도 정산 지연을 공식화했다. 판매 대금을 떼인 입점사는 물론 상품을 구매하고 받지 못한 소비자는 패닉에 빠졌다.


15일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가 100일을 맞았다. 대규모 정산 지연으로 인한 채권자 수는 4만8000여명에 이르고, 채권액이 1조2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단군 이래 최대 금융사기로 꼽히는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 피해액(1조6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국내 e커머스 역사상 초유의 사건은 온라인 시장 생태계를 흔들고 있다. 연초부터 이른바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로 불리는 중국 e커머스(C커머스) 플랫폼의 거센 공세 속에서 생존 갈림길에 놓인 국내 e커머스 시장은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가 시작됐다. 정치권에서 티메프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한 각종 규제를 도입하는 법제화에 나섰는데, 오프라인 대규모 점포도 포함시키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위기의 e커머스]①티메프 사태 100일…유통산업 덮친 규제 쓰나미
AD

"티메프 재발 막자"…정산주기 3~20일로 단축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e커머스 플랫폼의 판매대금 정산주기를 앞당기는 등 티메프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전자상거래 등에서 소비자보호법(전자상거래법)' 개정안 16건이 발의됐다.


이들 개정안은 대부분 티메프 사태의 피해를 키운 긴 판매대금 정산주기를 단축시키는 규정을 담았다. 특히 현재 60일이 정산주기인 대규모유통업법이 적용되는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정산주기를 단축시키는 입법도 함께 추진한다.


일례로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e커머스 기업(통신판매중개자)이 소비자가 상품 구매를 확정한 날부터 7일 이내에 입점 판매자에게 지급하는 내용의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임 의원은 이와 함께 연매출 1000억원 이상의 점포(대규모유통업자)의 경우 월판매 마감일로부터 10일 이내 납품업자에게 판매대금을 지급하는 내용이 담긴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도 지난달 제출했다.


이 개정안은 또 대형마트처럼 직접 물건을 매입해 판매하는 직매입의 경우 판매대금 정산주기를 7일 이내, 신선농수축산물은 5일로 단축하는 내용도 담았다.


이강일 민주당 의원도 지난달 대표 발의한 전자상거래법 개장안을 통해 e커머스 판매대금의 정산주기를 구매확정일이나 반품 및 교환이 완료돼 소비자 주문이 종료되는 시점으로부터 3영업일 내에서 판매대금을 정산하도록 했다.


이 밖에도 국회에 제출된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에는 e커머스 플랫폼의 정산주기를 최소 3일부터 20일까지 규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위기의 e커머스]①티메프 사태 100일…유통산업 덮친 규제 쓰나미

티메프 사태 된서리…e커머스 시장 성장 '제동'

티메프 사태에 따른 e커머스 시장의 여파는 공식 통계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이달 초 발표한 '2024년 8월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온라인 쇼핑 총거래액은 19조558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9%(3659억원) 늘었다. 이는 2017년 1월 통계 작성 이후 최저 증가율이다. 티메프 사태가 터진 7월 역대 최저 증가율(5.4%)을 한 차례 기록한 데 이어 8월 들어 최저치를 경신한 것이다. 통신기기와 e쿠폰서비스 등 상품에서 거래액이 비교적 크게 줄었는데, e쿠폰서비스 거래액은 48.6% 급감한 4262억원이다.


다만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위메프와 티몬이 판매를 중단하면서 지난 8월부터 대형 e커머스 플랫폼을 중심으로 이용자 수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쿠팡의 경우 6월 3099만여명에서 지난달 3125만여명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G마켓은 36만여명이 증가했다. 신세계 계열 옥션과 롯데쇼핑 계열인 롯데온도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11번가와 SSG닷컴은 이용자 수가 소폭 감소했다.


[위기의 e커머스]①티메프 사태 100일…유통산업 덮친 규제 쓰나미

C커머스도 마찬가지다. 알리의 경우 지난 6월 이용자 수가 625만명으로 테무(660만명)보다 뒤처졌지만 지난달 665만명으로 늘었다. 이 기간 테무는 100만명이나 이용자 수가 급감했다. 쉬인도 63만명에서 52만명으로 쪼그라들었다.


e커머스는 비대면 거래의 특성상 신뢰가 근간인 만큼 티메프 사태로 소비자들이 자금력이 떨어지는 중소 e커머스를 불신한 결과로 풀이된다.


e커머스, 감원 '칼바람'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쿠팡을 제외한 국내 e커머스 기업들은 대부분이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갈수록 치열해진 시장에서 몸집을 키우기 위해 쿠폰과 프로모션을 남발하며 출혈 경쟁을 벌인 탓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초저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상품을 앞세운 C커머스의 공습이 본격화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고물가 장기화에 지친 소비자들은 C커머스로 몰려가면서다. 또 일부는 로켓배송의 편리함에 안착해 더 이상 가격비교를 하지 않았다.


그 결과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면서 고속 성장한 군소 e커머스 기업들은 매출 부진과 누적된 적자로 인한 경영난에 직면했다. 특히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외부에서 운영 자금을 끌어다 쓴 기업은 투자금 회수 압박까지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e커머스 업계에선 감원과 비용 감축 등 구조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이마트가 인수한 G마켓은 이달 들어 정규직 중 근속 2년 이상(입사일 기준 2022년 10월31일 이전 입사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같은 신세계그룹 e커머스 플랫폼인 SSG닷컴도 지난 7월 근속 2년 이상 본사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2019년 3월 법인 출범 이후 처음이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e커머스 사업부문인 G마켓과 SSG닷컴은 대표를 모두 교체하고 조직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위기의 e커머스]①티메프 사태 100일…유통산업 덮친 규제 쓰나미

11번가도 지난해 11월과 올해 초 두 차례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본사를 서울역 앞 서울스퀘어에서 경기 광명시 유플래닛타워로 이전했다. SK계열인 11번가는 누적된 적자와 IPO 실패로 재무적투자자(FI) 주도로 강제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비용 감축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앞서 롯데쇼핑의 e커머스 사업 부문인 롯데온도 권고사직과 함께 근속 3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본사 역시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강남 위워크로 옮겼다.


AD

다만 이 같은 고강도 구조조정이 이뤄져도 e커머스 시장은 대형사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티메프 사태는 재무구조가 가장 취약한 중소 e커머스 플랫폼부터 직격탄을 맞았다. 이미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 '알렛츠'와 디자인 문구 및 생활용품 쇼핑몰 1300K, 공동구매 플랫폼 '사자마켓' 등이 서비스 종료를 공지한 바 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