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기업들 '이미지 관리' 아니냐고?…이름표 떼니 지갑이 열렸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26초
언론사 홈 구독 뉴스듣기 글자크기

식품사, 무라벨·용기 경량화 추세 뚜렷
코로나19 이후 환경 중시 가치 소비자 증가
실질 매출 증대에도 기여…카테고리 확장 기대

식품업계에서 '탈(脫) 플라스틱'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자 라벨지를 떼어내거나, 용기를 경량화하는 방식으로 가치소비를 실천하는 중이다. 플라스틱 다이어트는 단순히 '이미지 관리'에 그치지 않는다. 실질적으로 매출을 일으키는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 잡는 중이다.

기업들 '이미지 관리' 아니냐고?…이름표 떼니 지갑이 열렸다
AD

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무라벨 생수 '아이시스8.0 ECO' 판매를 통해 플라스틱 182t을 감축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생수 페트병의 라벨 무게가 0.37g인 점을 고려하면, 5억개 라벨을 아낀 셈이다. 개당 라벨의 길이가 21.1cm인 만큼 일렬로 연결하면 지구를 두 바 퀴 반을 도는 둘레(10km)다.


롯데칠성음료는 2020년 업계 최초로 페트병 몸체에 라벨을 없앤 무라벨 생수를 선보였다. 이후 무라벨은 환경을 중시하는 가치소비자들에게 입소문이 나며 생수 구매의 주요한 기준이 됐다. 아이시스 이후 2021년 제주도개발공사의 '삼다수', 농심의 '백산수'도 무라벨이 출시되면서 국내 3대 생수 모두 라벨이 없는 제품을 판매하게 됐다.


판매량 1위 삼다수의 경우 무라벨에 이어 무색캡, 무색병 제품을 출시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2020년 대비 2023년 플라스틱 사용량이 전체의 9%인 2570t 감축됐다. 제주도개발공사는 2021년 친환경 경영전략의 일환으로 2030년까지 플라스틱 사용량을 2020년 대비 50% 감축할 계획이다.


플라스틱 다이어트를 위해 무라벨 외에 용기 경량화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칠성음료가 용기 경량화로 지난해 감축한 플라스틱 사용량은 2010년 대비 8565t에 달한다. 생수뿐만 아니라, 커피와 차, 게토레이 립톤 등 14종 제품의 페트 무게를 기존 28g에서 24g으로 14% 추가 감축시킨 노력의 결과다.

기업들 '이미지 관리' 아니냐고?…이름표 떼니 지갑이 열렸다

매일유업은 최근 친환경 컵커피 ‘마이카페라떼 그린’ 2종을 출시하기도 했다. 마이카페라떼는 1997년 출시된 국내 최초의 컵커피다. 신제품은 탄소 발생량을 기존 대비 20% 줄였다. 잉크 사용량을 94% 절감함과 동시에 플라스틱 뚜껑과 빨대를 제거해 개당 3.2g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감소시켰다. 알루미늄 재질만 벗겨내면 모두 재활용이 가능하다.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 대신 다른 소재를 사용하는 식품사도 있다. 동아오츠카는 프리미엄 기능성 캔제품 ‘THE 마신다’를 출시했는데, 355ml 슬릭캔에 먹는 샘물을 담은 제품이다. 플라스틱보다 재활용이 용이한 알루미늄 캔 용기를 채택하여 환경 보호와 자원 절약에 기여하고자 했다.

기업들 '이미지 관리' 아니냐고?…이름표 떼니 지갑이 열렸다

식품사들이 적극적으로 탈 플라스틱을 실천하고 나선 것은 환경과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친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가 크게 높아졌다. 여기에 탈플라스틱 행렬은 단순히 ESG 경영을 위한 '이미지 관리'에 그치지 않는다. 매출을 끌어올리는 효율적 마케팅 수단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이 지난 명절에 시범 도입한 플라스틱 포장재 없는 추석 선물세트의 경우 1만 세트가 조기 완판되기도 했다. 친환경 패키지는 플라스틱 완충재 대신 종이 완충재 '허니쿠션'으로 대체됐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무라벨 페트로 대표되는 탈 플라스틱 행보는 환경 보호뿐 아니라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이들의 지갑을 열어 매출을 증대시키고 있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카테고리에서 친환경 소재가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