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 값 급등으로 프랜차이즈 메뉴 가격 올라
세계 평균 달걀 값, 2019년 대비 60% 폭등
그 여파로 호주선 '맥모닝' 일시 중단하기도
최근 호주 맥도널드의 '맥모닝' 운영이 일시 중단된 가운데, 그 배경으로 이례적으로 급등한 달걀값이 지목됐다. 맥모닝은 맥도널드에서 새벽과 아침에만 판매하는 메뉴로 치즈와 달걀 후라이가 들어간다.
미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달걀값 급등으로 프랜차이즈 메뉴의 가격이 인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대형 창고형 매장 코스트코에서는 일찌감치 달걀이 완판됐으며, 오믈렛이나 샌드위치 등 메뉴를 파는 식당에서는 가격을 올리는 추세다.
FT에 따르면 세계 평균 달걀 가격은 2019년과 비교해 60% 급등했다. 특히 올해 미국의 달걀 가격 상승세가 매섭다. 미 노동통계국 조사 결과, 지난달 미국에서 유통되는 달걀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8.1% 올랐다. 모든 식품 항목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수치다.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면서 전반적인 식료품 물가는 소폭 상승했는데, 달걀 가격만 이례적으로 급등한 것이다. 시장 정보 플랫폼 데이터셈블리에 따르면 미국 내 달걀 평균 가격은 지난 2019년 10월 대비 83% 급등했다. 현재 달걀 12개당 평균 가격은 3.20달러(약 4200원)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2배가량 비싼 수준이다.
미 노동통계국은 "1980년부터 달걀 가격 추이를 봐 왔는데 코로나19 여파를 제외하면 달걀 가격이 이렇게 뛴 적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유럽과 인도, 호주, 일본 등 국가에서 달걀 가격이 2019년 대비 50~90% 넘게 폭등했다.
달걀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은 조류 인플루엔자(AI)다. 미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조류 인플루엔자로 인해 지난 2022년 1월 이후 미국 내 48개 주에서 약 1억 100만마리의 닭이 폐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살처분된 닭만 3300만마리에 이른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미국 양계농가들의 달걀 출하량이 전년보다 2.6% 감소했다. 또, 육류보다는 저렴한 단백질원으로 달걀 수요가 많아졌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사료 가격이 급등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FT는 "산란계 재고가 점차 증가하며 가격 안정성이 확보될 조짐이 보이지만, 문제는 올겨울에 조류 인플루엔자가 추가로 발생할지 여부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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