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우 개선 통해 군 복무가 선망 대상 됐으면"
군 간부가 천장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열악한 관사의 실정을 폭로하며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했다.
29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는 육군 간부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A씨는 "가족들한테 정말 너무너무 미안했다"며 "내가 이러려고 군인 하나 싶었다. 왜 이런 대우를 받아 가며 주변 민간인들이 불쌍한 사람들이라며 손가락질하는 제 직업이 너무 부끄러웠다"고 토로했다.
A씨는 방바닥에 수건과 냄비를 두고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을 받는 영상을 공유했다. 그는 "제 아내가 집을 보고 어떻게 이런 곳에서 애를 키울 수 있냐고 하며 울던 모습이 아직도 제 가슴속 깊이 박혀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다"고 했다.
A씨에 따르면 부대 측에 공사를 건의했으나, '더 급한 숙소가 있다'는 이유로 3년 동안 공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올해가 돼서야 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육대전 측은 "하루빨리 초급간부, 중급간부의 복무 여건 개선 및 처우 개선을 통해 군 복무가 보람되고 자랑스럽고 선망의 대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8일에도 육대전은 육군사관학교 생도 생활관(화랑관), 육군정보학교 생활관 등의 시설 천장에 곰팡이가 잔뜩 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을 제보한 육군 장교 B씨는 "곰팡이야 올해 여름이 유독 더웠고 장마였던 걸 감안하더라도, 육사 시설 기준 30년 된 열악하고 낙후된 시설을 지속 운용하는 부분 자체가 생활 및 개선 관련하여 국가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육군사관학교뿐만 아니라 정보병과학교 시설 또한 비슷한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에어컨을 켜도 습기가 빠지지 않는다"며 "새로운 교육생이 오면 '교육여건이 불비하다. 이해해달라'는 말로 양해를 구하고 거기서 몇 주, 몇 개월을 생활해야 하는 간부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청소하고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용현 신임 국방부장관님의 취임 인사말처럼 초급 간부와 중견 간부들의 복무 여건 개선과 처우개선이 절실하다"며 "말뿐이 아닌 실질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육군 측은 "신성한 국가방위를 위해 묵묵하게 헌신하고 있는 간부들의 행복한 생활여건이 보장될 수 있도록 편리하고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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