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24~27일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열린 유럽소아신장학회(ESPN) 연례학술대회에서 에피스클리의 연구 논문 초록을 발표했다고 30일 밝혔다.
에피스클리는 미국 알렉시온이 개발한 솔리리스의 바이오시밀러다. 솔리리스는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 비정형용혈성 요독 증후군(aHUS) 등의 희소질환 치료에 쓰인다. 지난해 글로벌 매출 31억4500만달러(약 4조1300억원)를 올린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이러한 성장세를 눈여겨본 아스트라제네카가 2020년 390억달러(약 51조원)에 알렉시온을 인수하기도 했다.
PNH는 혈액 내 적혈구 파괴로 발병하는 질환이다. 혈색 소변의 증상을 보이고 급성 신부전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희소질환이다. 하지만 PNH를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까지는 골수 이식뿐이다. 솔리리스는 병을 더 악화하지 않게 하는 약품이라 계속해서 약을 투여받아야 한다. 이에 연간 치료 비용이 국내 기준 약 4억원에 달하는 만큼 환자들의 비용 부담이 컸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 같은 미충족 수요 해소를 위해 바이오시밀러인 에피스클리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해 초고가 의약품에 대한 환자 접근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국내 기준으로는 지난 4월 기존 병당 513만원이었던 솔리리스 대비 절반 수준인 251만원의 가격에 출시됐다. 이에 솔리리스 역시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약값을 360만원으로 30%가량 인하했다. 유럽에서도 지난해 5월 PNH 적응증으로 허가를 받은 후 7월에 출시했고, 지난 3월에는 aHUS 적응증을 추가로 획득했다. 미국에서도 두 적응증 모두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에피스클리와 오리지널 의약품 간 구조적·물리화학적·생물학적 특성과 비임상학적·임상적 동등성을 바탕으로 한 종합 근거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에피스클리 임상 시험(3상)을 진행한 PNH 뿐만 아니라 오리지널 의약품이 보유한 aHUS 적응증도 외삽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김혜진 삼성바이오에피스 메디컬 팀장(상무)은 "에피스클리가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등한 효능 및 안전성을 보유했음을 입증했으며 더 많은 환자에게 초고가 희소질환 치료제의 합리적 대안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