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하는 식당에 별점 테러도
전남 순천에서 10대 여고생을 흉기로 살해한 30대 남성의 신상이 온라인에 확산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순천 여고생 살인사건에 대한 공분이 커지면서 가해자 A씨(30)의 이름과 사진, SNS 계정 등 신상정보가 퍼졌다. 시민들은 SNS 계정을 찾아가 비난 댓글을 남기거나 경찰을 향해 신상 공개를 요구했다.
A씨가 요식업 종사자라고 알려지자 그가 운영하는 식당 리뷰 게시판에도 별점 테러가 이어졌다. 리뷰 탭에는 "살인마" "가게 접고 죽음으로 사죄해라" "남은 생 고통스럽게 살아라"라는 식의 반응도 줄을 이었다. 실제로 해당 식당에는 폴리스라인이 처져 있으며 이미 가게를 방문한 시민들이 던진 계란 등의 흔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 순천경찰서는 10대 청소년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A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다. A씨는 이날 0시44분께 순천시 조례동 길거리에서 10대 여성 B씨(18)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르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지난 26일 JTBC가 공개한 CCTV 영상에는 반소매 티셔츠를 입고 오른팔을 앞뒤로 흔들며 길을 걷는 남성이 한 여성의 뒤를 밟다가 갑자기 흉기를 휘두른 장면이 담겼다. A씨는 B씨가 쓰러진 후에도 계속해서 흉기를 휘두르다 이를 목격한 행인이 다가오자 달아났다. 목격자는 "아가씨가 비명을 지르길래 쫓아왔더니 남자가 도망가더라"며 "내가 '저 남자 아느냐'고 물으니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어 '저 좀 살려주세요' 그러고는 의식을 잃었다"고 전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범행 직전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혼자 술을 마신 뒤 흉기를 들고나와 길을 걷던 B씨를 쫓아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범행 후 만취 상태에서 거리를 배회하다가 오전 3시께 행인과 시비가 붙었고,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행인과 시비를 벌일 당시에는 흉기를 소지하지 않았다.
경찰 조사 결과, 범행 시각에서 체포될 때까지 약 2시간 동안 1.5㎞ 거리를 술에 취한 상태에서 배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가 배회한 경로상의 한 주차장에서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를 발견했다.
A씨와 피해자의 관계는 파악되지 않은 상태로, 경찰은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묻지마 범행'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28일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에서 열린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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