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두고 제조업 부흥 공약 내는 두 후보
트럼프 “주요 제조업 미국으로 오게 될 것”
낮은 규제, 값싼 에너지 비용, 반면 높은 관세
해리스, 25일 제조업 인센티브 공약 발표할 듯
WP “인플레이션감축법, 칩스법 규모 인센티브”
미국 대통령 선거를 40여일 앞두고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모두 미국 제조업 부흥을 강조하고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집권 시 낮은 세금 및 규제, 높은 관세장벽으로 세계 주요 제조업체가 미국으로 몰려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낮 대선 경합주인 조지아주의 서배너에서 실시한 연설에서 “트럼프에 투표하면 중국에서 펜실베이니아로, 한국에서 노스캐롤라이나로, 독일에서 조지아로 제조업의 대규모 엑소더스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제조업체든지 관계없이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해 미국으로의 제조 공장 이전을 유도하는 동시에 그렇지 않을 경우 높은 관세를 매기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지구상의 모든 제조업체에 가장 낮은 세금, 가장 싼 에너지 비용, 가장 적은 규제 부담을 제공할 것”이라면서도 “이는 미국에서 상품을 만들었을 때만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조업체가 미국에서 상품을 제조하지 않는다면 상당한 관세를 내야 한다고 재차 밝혔다. 그는 일례로 “멕시코 국경을 넘어서 들어오는 모든 차에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방 정부 땅에 다른 나라에서 이전해 오는 산업을 재배치할 수 있는 ‘특별 구역’(special zone)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곳을 “극도로 낮은 세금과 규제만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선 땐 ‘제조업 담당 대사’(manufacturing ambassador)를 임명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제조업 담당 대사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주요 제조업체들이 미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설득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행 21%인 법인세를 15%까지 인하하겠다는 공약을 언급하며 “이것이 내 제조업 르네상스 계획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법인세를 15%까지 감세하면 지구상 어떤 곳보다 우리가 가장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며 “다만 이는 오직 제품을 미국에서 만드는 회사만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기반의 제조업체들은 확대된 연구개발(R&D) 세금 공제 혜택도 받게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어 “회사들은 첫해에 중장비와 다른 시설의 비용을 100% 비과세 처리할 수 있으며 새로운 제조 투자는 전액 비용 처리할 수 있다”고 했다.
대선을 앞두고 집토끼(민주당 지지자)뿐만 아니라 산토끼(중도층·공화당 지지자)도 잡으려고 하는 해리스 부통령도 미국 제조업의 부활을 위한 각종 공약을 마련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25일 피츠버그에서 예정된 유세 연설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칩스법 등 자국 제조업 강화를 위해 2022년 제정된 각종 법과 견줄 만한 세금 인센티브 혜택을 발표할 예정이다. IRA는 정부가 기후변화에 맞서 자국 청정에너지 산업에 수천억달러를 투자하는 것이, 칩스법은 미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 역량을 끌어올려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핵심이다. WP는 “해리스의 경우 세금 인센티브를 통해 수조달러의 관세를 부과하려는 트럼프와 대조를 이루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후보는 대선을 앞두고 미국 제조업이 제2 전성기를 맞이하기 위한 공약 마련에 분주하지만, 일각에서는 공약의 달성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일단 공약 달성을 위한 비용이 천문학적이어서다. 관련 적자를 줄이기 위해 어떤 계획을 실행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은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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