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조연설
"평화 없이 대한민국 번영 지속 가능하지 않아"
"北 비핵화, 美에 맡기지만 말고 주도적으로 나서야"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일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대화밖에 다른 길이 없다"고 역설했다.
문 전 대통령인 이날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조연설에서 남북 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지금 한반도 상황은 한국전쟁 이후 가장 위험한 상황"이라며 "상대가 좋든 싫든 안보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대화 노력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 대화를 하자면서 북한의 체제붕괴와 흡수통일을 말한다면 대화가 될 리가 없다"며 "대화의 상대를 더 강경하게 만들고 관계를 경색시킬 뿐"이라고 언급했다. '자유의 확장'을 역설한 윤석열 대통령의 통일 독트린을 비판한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진정성을 가지고 대화에 나설 것은 현 정부에 촉구한다"고 했다.
북한에 대해서도 "다시 핵에 매달리고 대결을 외치며 과거로 회귀하는 것은 무모하고 위험하다"며 "하루속히 대화의 장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평화가 모든 것을 보장해주지 않지만 평화 없이는 대한민국의 번영도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북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대화만이 평화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있는 국제 정세의 변화와 관련해 "미국의 대선 이후 새정부가 출범하면 북·미대화 재개가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의 입장에서도 갈수록 커져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럴 때 우리가 과거처럼 이른바 ‘패싱’을 당하고 소외되어서는 안 된다"며 "지금 우려되는 것은 그럴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대화를 외면하고 대결 노선만 고집하다가는 언젠가 북·미대화가 재개될 때 지붕만 쳐다보는 우를 범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북한의 비핵화 등에서도 우리가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비핵화도 북·미 간의 문제로만 미루지 말고 우리가 더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한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는 선순환해 나가야 하는 것이지만, 그 선순환을 주도하는 것은 우리여야 한다"며 "북·미관계가 교착 상태에 빠진다면 남북관계 발전에 속도를 내어서 북·미관계 발전을 이끄는 것도 필요한 일"이라고 조언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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