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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HBM 시동]②모건스탠리·BNP파리바 이구동성 "HBM ‘공급과잉’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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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반도체주가 움직임이 뒤숭숭하다. 미국 유력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최근 내놓은 보고서 ‘겨울이 닥친다(Winter Looms)’는 영향으로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적지 않게 내려서다. SK하이닉스는 전날인 19일 약 7% 가까이 급락한 15만원대 주가를 다시 끌어올리기를 어려워하고 있다.

[포스트HBM 시동]②모건스탠리·BNP파리바 이구동성 "HBM ‘공급과잉’ 우려" 모건스탠리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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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 보고서는 SK하이닉스에 장밋빛 미래가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목표가는 주당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약 54% 하향 조정했고 투자의견은 ‘비율 확대’에서 ‘비율축소’로 두 단계 내렸다. 부정적 의견을 내놓은 가장 큰 이유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과잉에 따른 실적 감소’다. 보고서 요약본은 "좋은 (HBM) 공급 상황은 2025년 수요를 넘어설 것이란 우려가 가장 크다"는 코멘트를 달았다. 보고서 말미에 "메모리 등 업계의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실히 반영했다"며 객관성도 자신했다.


이런 평가는 불과 4개월 만에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5월 보고서에선 SK하이닉스 주가에 대해 "상승 여지가 크다"고 호평했다. HBM 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능력을 높이 평가해서였다. 지난 7월 보고서에서도 SK하이닉스를 추천 종목에서 제외한 바 있지만, 그때보다 원인 분석과 지적이 집요하다. 7월 보고서는 오는 11월에 있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SK하이닉스의 사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일반론적인 분석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번 달 보고서는 상반된 내용이 담겼다.


국내 업계에선 SK하이닉스를 향한 ‘마녀사냥’이란 분석과 함께 마이크론, 인텔 등 자국 기업들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견제용 보고서’로 평가절하하는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일각에선 HBM 공급 과잉 가능성을 되짚고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HBM 시장에만 힘을 쏟아온 SK하이닉스가 언젠가는 당면해야 했던 문제를 모건스탠리가 ‘아킬레스건’으로 지적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요 넘어선 생산 경쟁

[포스트HBM 시동]②모건스탠리·BNP파리바 이구동성 "HBM ‘공급과잉’ 우려"

이목은 모건스탠리에 집중됐지만, HBM 공급 과잉 우려는 최근 다른 곳들에서도 발견됐다. 외국계 투자은행 BNP파리바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에 대한 추천 의견을 매수(아웃퍼폼)에서 매도(언더퍼폼)로 두 단계 낮췄다. 목표가도 주당 140달러에서 67달러로 52% 줄였다. BNP파리바도 모건스탠리처럼 "HBM 공급 과잉에 대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은행은 보고서에서 HBM 시장을 삼분하고 있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의 HBM 생산능력이 현재 웨이퍼 투입량 기준, 월 31만5000장으로, 내년에는 40만장이 될 것이고 이는 내년 고객사들이 필요로 할 것으로 보이는 16만8000장보다 두 배를 웃돈다고 강조했다. 지나친 생산 경쟁이 공급량을 크게 늘려 수요량을 앞서가, HBM 시장에 불균형을 초래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 분석대로 HBM 공급량이 수요량보다 크게 높으면 시장의 원리대로 가격은 내려가고, HBM을 생산해 돈을 버는 기업들의 실적은 악화된다.


[포스트HBM 시동]②모건스탠리·BNP파리바 이구동성 "HBM ‘공급과잉’ 우려" BNP파리바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물이나 기름 같아질 수도"

HBM 공급 과잉 우려를 반박하는 측에선 애초부터 HBM은 주문된 정량만큼 생산되기 때문에 공급이 과다해질 일은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최근 기업들의 동향을 보면 이를 확신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크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은 주요 기업들은 HBM 생산 기반 시설을 크게 늘리면서 벌써 6세대 HBM인 ‘HBM4’ 경쟁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주요 인사들도 공식 석상에서 이를 사실상 인정했다. 기업들은 늘어난 생산시설과 인력들을 놀릴 수 없다. 언제 계약을 맺고 고객사에 발 빠르게 HBM을 공급해야 할지 알 수 없어 주문이 없어도 HBM 생산은 점차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관계자들 사이에선 "HBM이 향후에는 물이나 기름 같은 것이 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HBM도 인공지능(AI) 큰 노력을 기울여서 구입해오는 중요 부품이 아니라 칩에 넣는 소모품으로 흔해질 것이란 얘기다. 편의점에서 사는 생수나 주유소에서 넣는 휘발유는 어디에서 구입하든지 그 품질의 차이를 소비자가 체감하기 어렵다. 가격에 다소간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생수, 휘발유의 질 때문에 집에서 멀리 있는 편의점, 주유소까지 가서 사 오는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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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HBM 시동]②모건스탠리·BNP파리바 이구동성 "HBM ‘공급과잉’ 우려"

"공급 과잉 여부, 고객사들 손에 달려"

전문가들은 HBM 공급을 기업들이 의도적으로 줄일 가능성은 극히 적다고 본다. HBM의 다음 세대를 앞서가기 위해 개발에 전념하면서 치열해진 경쟁으로 공급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서다. 전망에 따르면 실제 과잉 현상이 일어나느냐 여부는 수요에 달렸다. HBM을 구매해서 쓰는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시장 판도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HBM을 쓰지 않고 AI 연산을 처리하는 기술 개발에 반도체 기업들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경희권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모건스탠리 보고서와 관련해 "생성형 AI로 촉발된 큰 시설 투자는 웬만큼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전망이 있다"면서 "이런 시각을 모건스탠리가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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