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플레이스토어서 매출 순위 20위권
주간 사용자 순위는 41계단 내려
엔씨소프트가 야심차게 내놓은 신작 '호연'이 초반부터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에 빠졌다. 리니지 외에 다른 지식재산권(IP)을 키우기 위해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호연을 선보였는데, 매출 순위가 잇달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12일 애플리케이션 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호연의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는 25위로 집계됐다.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는 이보다 낮은 38위로 나타났다.
호연의 매출 순위는 갈수록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플레이스토어에서 호연은 매출 순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달 1일 30위로 출발해 5~6일 18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후 하락세를 기록했고 7일 22위로 내려앉은 후 계속해서 20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달 28일 국내와 함께 대만과 일본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대만에서는 매출 순위 38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일본에선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사용자 순위도 추락했다. 이달 2일부터 8일까지 주간 사용자 수 순위는 호연이 68위를 기록했는데 직전 주간보다 41계단 내렸다.
호연은 개발 때부터 기대작으로 주목을 받았다. 리니지, 아이온과 함께 엔씨의 대표 IP인 블레이드앤소울을 활용했기 때문이다. 넷마블은 해당 IP를 활용해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을 제작·출시하기도 했다. 또 호연은 2021년 8월 서비스를 시작한 블레이드앤소울2 이후 3년여 만에 엔씨가 처음 내놓는 자체 IP 활용 게임이다.
실적 부진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위기를 타개할 구원투수로도 주목받았다. 엔씨의 1분기 매출액은 39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9% 감소했다. 2분기에도 추세가 이어져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6% 감소한 3689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8억원으로 75% 급감했다.
흥행 실패에는 게임 내 시스템이 복잡하다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특히 과금 모델에 거부감이 나타났다는 평가다.
호연이 반등에 실패해 부진이 이어지면 타격은 불가피하다. 리니지 IP가 아닌 다른 게임은 성공이 어렵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벌써 리니지 IP를 활용한 4분기 출시 목표 신작인 '저니 오브 모나크'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리니지 IP 활용이 아닌 새로운 시도는 바람직하다"면서도 "도전이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결국 리니지'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호연의 매출 부진에 대해 엔씨 측은 "과금 여부와 크게 관계없이 모든 이용자들이 즐길 수 있는 방식으로 서비스 중"이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흥행 IP 활용과 신규 IP 개발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투트랙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며 "게임을 중심으로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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