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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치금융' 지적 의식한 이복현 "가계대출 관리, 은행 자율로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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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발언서 '실수요자' 언급 없어
"주택가격 상승 기대 전제한 자금 심사 강화"

'관치금융' 지적 의식한 이복현 "가계대출 관리, 은행 자율로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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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급증하는 가계대출에 대한 은행권의 자율적인 관리를 주문하고 나섰다. 최근의 '관치금융' 논란을 의식한 듯한 모습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10일 오전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감독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는 기본적으로 준수해야 하는 최소한의 기준"이라며 "은행이 각자의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은행권에서는 지난 몇 달간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주문에 대출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대출 금리를 올려도 가계부채 증가세가 완화되지 않자 지난달 이복현 원장은 "대출금리 상승은 당국이 바란 게 아니다"라고 말했고, 이에 금융사들은 금리 인상을 넘어 대출 자체를 규제하기 시작했다. 은행들은 연이어 1주택자에 대한 주담대 중단, 거치 기간 폐지, 조건부 전세자금 대출 제한 등의 방안을 쏟아냈으며,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넘어가는 풍선효과의 조짐이 보이자 삼성생명 등 보험사에서도 유주택자에 대한 주담대 취급을 막았다.


다만 이같은 방침에 애꿎은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입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자, 지난 4일 이복현 원장은 '가계대출 실수요자·전문가 현장 간담회'를 열고 "일부 금융사에서 유주택자에 대해 대출을 막은 건 당국과 공감대가 있었던 게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이날 그가 "실수요자 대출에 제약이 없도록 하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자 우리은행이 실수요자 심사 전담팀을 가동하고 유주택자 대출 불가 규정에 실수요자 예외사항을 두는 등 원장 발언에 발을 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실수요자에 대한 어느 정도의 가이드라인을 금융당국이 정해주는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으나,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지난 6일 "어느 부분이 실수요자인지 아닌지 일률적으로 정할 수 없다"고 제동을 걸며 모호함은 더 커졌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사정에 따라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고 식으로 차주를 금융당국 차원에서 정하는 방안이 나오면 뒷말이 나오지 않겠냐"며 "고객을 제일 잘 알고 있는 은행에서 정리할 부분이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복현 원장이 그간의 발언들로 은행의 대출 정책을 흔들며 '관치금융' 지적을 받은 가운데 실수요자 범위까지 설정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번 모두발언에서 '실수요자'라는 표현은 아예 없었고, '자율'·'자발' 단어는 5번 쓰였다.


다만 이복현 원장은 은행의 자율적인 관리를 강조하면서도 "주택가격 상승 기대를 전제로 한 자금 등 위험 성향이 높은 대출에 대해서는 심사를 보다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주택가격 상승 기대를 전제로 한 자금을 구별하는 건 복잡한 과정이다. 금융회사가 이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지표는 소득 대비 대출 규모인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나 주택 가치 대비 대출 금액의 비율인 LTV(주택담보대출비율) 등인데, 결국 차주의 대출 상환능력이 기준이 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이복현 원장은 이어 "금융당국도 이러한 은행권의 자발적인 노력이 조기에 안착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는 한편, 정책성 대출에 대해서도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관리방안을 수립해 나가고 신용대출, 제2금융권 대출 풍선효과에 대해서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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