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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꺾인 공익법인]“비과세 한도 넓혀야”…공감대 형성, 현실화는 아직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27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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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법인 재원 확보 위한 규제 풀어야

우리나라에서 공익법인 관련 규제 완화 논의는 소극적으로 이뤄져 왔다. 재계와 학계는 공익법인이 재원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을 지속 내놓고 있고, 정부 내에서도 일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하지만 막상 논의를 본격화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날개 꺾인 공익법인]“비과세 한도 넓혀야”…공감대 형성, 현실화는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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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경제인협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024년 세법 개정안 분석 및 평가’ 보고서에서 올해 공익법인 세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00년대 이후 기부금 관련 세제 지원이 축소되고 공익법인 규제는 강화되고 있어 법인 기부를 활성화하려면 공익법인 관련 세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경연은 “기부와 기업승계 활성화를 위해 기부 여력과 재원이 큰 공익법인에 대한 주식출연 한도를 발행주식총수의 5%에서 20%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며 “주식 출연 자체에 대한 제한보다 공익법인의 공익활동 수행 제고라는 관점으로 방향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최근 ‘기업 공익법인 제도개선 과제 조사’에서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88개 그룹 소속 219개 공익법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1.6%의 공익법인이 현행 규제가 기업재단 재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학계와 법조계에서도 현재 비과세로 증여되는 주식 제한 규모가 너무 엄격해 공익법인의 원활한 활동을 위한 재원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박창수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현행 규제의 가장 큰 문제는 (공익활동을 위한) 재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라며 “우선은 상증세 면제 한도를 완화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사후관리에 철저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상속세나 증여세 부담이 적다는 점을 활용해 공익법인이 우회적인 지배 수단(편법적인 승계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사후관리제도를 강화해 투명성을 제고하는 감시 조건으로 비과세 한도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공익법인 설립과 운영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공익성 심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공익법인의 설립·운영·해산 단계에 따른 과세제도의 연구’ 보고서에서 “공익성 심사를 해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는 공익법인 지위와 조세 혜택을 박탈하고, 공정거래법에서 과징금을 부과하는 형태로 변경하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스웨덴의 발렌베리 재단처럼 우리나라도 공익법인을 통해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형태를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공익법인에 대한 사회적 감시를 감안하면 지주회사로 활용 시 일반지주사보다 더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다”며 “공공성이 큰 만큼 사회적 이익이 더 클 수 있으므로 주식 보유 한도를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부에서도 공익법인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번 세법 개정안을 통해 상속세율을 일부 조정하기는 했지만 이와 별개로 기업 승계와 관련된 공익법인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형성되어 있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논의는 미진해 탄력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기업의 편법 지배를 정부가 승인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민 감정을 고려해야 하는 국회의 문턱도 넘어야 할 장애물이다.




세종=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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