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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 원하는 상법 개정안, 뜨거운 감자 될까…변수는 '금투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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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들어 15개 상법 개정안 발의
정치권서도 주식시장 구조 개선 논의키로
금투세 정쟁화에…"이성적 접근 필요"

소액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기업의 의사결정이 반복되면서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과 소액주주의 권한을 확대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국내 주식시장 구조 개선의 선제 조건으로 지목되면서 상법 개정안을 제대로 논의하는 게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소액주주 원하는 상법 개정안, 뜨거운 감자 될까…변수는 '금투세'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가 1일 오후 국회에서 채상병 특검법,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등을 논의하는 여야 대표 회담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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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22대 국회 개원 이후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된 상법 개정안은 15개가 발의돼 있다. 지난 6월 5일에는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시작으로 이달 4일에는 박상혁 민주당 의원이 상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상법 개정안뿐만 아니라 상장사만을 대상으로 하는 개미투자자보호법(상장사 지배구조 특례법 제정안)도 지난달 20일 발의됐다. 이 법들은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의 이익에서 전체 주주까지 확대하고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사는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주주에게 부여하는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을 골자로 한다.


최근 들어 상장사들이 주주보다는 경영진의 이익에 부합하는 의사결정을 반복하면서 소액주주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두산은 건설기계업체 두산밥캣을 협동로봇업체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만드는 식의 합병 계획을 내놓았다. 명목은 기계 부문 시너지였다. 하지만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간 합병비율이 1대 0.63으로 정해지면서 두산밥캣 주주들은 주식 가치를 침해당했다고 반발했다. 두산밥캣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약 1조3899억원으로 역대 최대였고, 두산로보틱스는 영업손실 192억원을 기록했다. 계획대로라면 두산밥캣 주주들은 주식이 줄어드는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결국 논란이 커지면서 두산은 합병 계획을 철회했다.


소액주주들은 직접 목소리를 국회에 내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이화그룹소액주주연대(소액주주연대)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최근 구속된 김영준 전 이화그룹 회장에 대한 조속한 1심 판결과 상법 개정안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화그룹 관계사 이화전기·이아이디·이트론은 지난해 5월 그룹 경영진의 100억원대 횡령과 횡령액 축소 공시로 인해 거래가 정지됐다. 주주들이 경영진의 불법 행위를 감시하는 환경이 마련됐다면 허위 공시 등을 막을 수 있었다는 게 소액주주연대의 주장이다. 김현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일반주주에 대한 책임을 명시하는 상법 개정안을 정치권에서 논의한다면 이화그룹의 생각도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올해 말 이화그룹에 대한 상장폐지가 결정되지만 계속해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의 공감대 역시 생기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올 초 소액주주의 이익을 책임 있게 반영하겠다며 상법 개정안을 언급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8일 두산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합병이나 공개매수에서 지배주주만을 위한 기업의 의사결정으로 국내외 투자자들이 실망하는 경우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야도 상법 개정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1일 대표 회담을 통해 주식시장의 구조적 문제까지 종합적인 논의를 하기로 협의했다. 여야 대화와 별개로 민주당은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춘 '코리아 부스트업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다만 금투세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야 모두 국내 주식시장 문제의 초점을 금투세에 맞추고 있다. 국민의힘은 금투세를 '이재명세'로 명명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부진한 책임을 민주당과 금투세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금투세 유지론과 유예 또는 폐지론을 펼치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금투세뿐만 아니라 주식시장과 관련된 전반적인 논의 자체가 정쟁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상법 개정안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위해 여야가 이성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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