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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생일상에 상한 멜론을?…원장 해명을 들어보니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11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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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은 양파·곰팡이 핀 멸치 가져와 조리 지시
더운 여름 전기세 걱정하며 에어컨 끄기도
원장 "비용 절감 위한 것"

어린이집 생일상에 상한 멜론을?…원장 해명을 들어보니 기사와 직접 연관 없는 사진.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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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원생들이 먹을 급식에 시든 식재료를 쓰게 하고, 생일상에 상한 멜론을 올리려고 한 원장이 적발됐다.


JTBC '사건반장'은 지난 5일 세종시의 한 어린이집 원장이 급식에 상한 식재료를 넣으라고 지시했다는 학부모들의 제보를 보도했다. 내용에 따르면 해당 어린이집은 지난 6월 급식소 형태가 집단 급식소에서 일반 급식소로 바뀌며 원장이 직접 식재료를 관리했다. 그런데 8월 중순경 한 교사가 조리사로부터 "원장이 상한 식재료를 줬고, 그걸 원생들의 급식으로 제공했다"고 전해 들었음을 밝혔다.


원장은 식재료를 자신의 집으로 주문해 보관했고, 필요한 재료만을 어린이집으로 가져왔다. 이에 조리사가 "식재료를 어린이집으로 배달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원장은 이를 거절하며 집에서 쓰던 양배추나 마늘 등도 함께 가져왔다. 그는 썩은 양파, 시들시들한 근대, 곰팡이 핀 멸치 등을 가져와 "상한 부분은 다듬어 조리하라"고 지시했다. 조리사는 "상태가 좋지 않은 부분을 최대한 도려낸 후 급식으로 제공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원장은 지난 8월 원생들의 생일상에 구매한 지 2주가량이 지나 상한 멜론을 올리라고까지 지시했다. 당시 조리사가 "멜론이 너무 오래돼서 안 된다"고 말렸지만, 원장은 괜찮다며 상에 올리라고 종용했다. 다행히 조리사가 문제를 제기해 실제로 생일상에 오르진 않았다.


조리사는 원장이 집에서 가져온 식재료의 양 역시 문제였다며 "아이들을 먹이기엔 양이 터무니없이 부족했다"고 토로했다. 어느 날 원장은 선생님과 원생 등 40명 이상이 먹을 급식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양파 7개, 당근 3개만을 가져와 조리를 지시하기도 했다. 또한 조리사에게 "재료를 너무 빨리 쓴다"고 되려 타박을 한 적도 있었다. 학부모 등은 이외에도 "어린이집 내부에 곰팡이가 피고, 버섯이 자라는데도 원장은 이를 관리하지 않고 방치했다"며 "여름철엔 전기세를 걱정해 에어컨을 끈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학부모들은 시청에 민원을 제기했고, 시청 측은 원장에게 소명을 지시했다.


원장은 '사건반장'에 "어린이집 시설 비용이 많이 들다 보니 식자재 부분에서 긴축재정을 하고자 했다"며 "식재료 중 간혹 시든 건 있었지만, 상태가 너무 좋지 않을 경우 사용하지 않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식자재를 사놓으면 금방 소진돼 일부 식자재는 소분해 집에 가져간 적은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어린이집은 원장을 교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원장을 할 자격이 없다", "비용 절감을 왜 아이들이 먹을 음식에서 하냐", "원생들이 식중독이라도 걸리면 어쩌려고 그랬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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