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시내 한복판에서
40대 인도 여성 싱크홀 빠져
2차 싱크홀 우려…수색 중단
말레이시아 정부가 수도 쿠알라룸푸르 시내 한복판에서 발생한 땅 꺼짐(싱크홀) 사고로 실종된 인도인 여성 관광객 수색을 9일 만에 중단하기로 했다.
2일(현지시간) 스트레이트타임즈,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당국은 지난달 23일 8m 깊이 싱크홀에 빠져 실종된 48세 인도 국적 여성 관광객 구조 작업을 중단하고 작전을 수색에서 복구로 전환하기로 했다. 폭우로 물이 불어난 데다 싱크홀 추가 발생 우려가 커져 구조대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게 이유다.
앞서 지난달 23일 오전 쿠알라룸푸르 시내 인도를 걸어가던 48세 인도인 여성 관광객이 갑자기 땅이 꺼지면서 8m 깊이의 싱크홀로 추락해 실종됐다.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여성이 일행과 함께 걸어가다가 사방 2m 정도 넓이의 보도블록이 갑자기 쑥 꺼지면서 추락하는 모습이 담겼다. 현지 소방·구조 당국은 땅속을 수색했지만 실종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구조 요청을 받은 경찰과 소방 당국은 현장에 구조 대원을 급파해 탐색에 나섰다. 지난 9일 동안 투입된 인원만 110여 명에 달한다. 이들은 굴착기로 싱크홀 주변 지역을 파헤치고 고압 물 분사기로 배수구 잔해물을 씻어내는 방식으로 지하 수색에 나섰다. 탐지견, 원격 카메라, 지면 관통 레이더까지 동원됐다. 그러나 희생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슬리퍼 한 켤레를 찾아내는 데 그쳤다. 스쿠버 다이버를 하수 터널로 보내는 방안도 추진됐으나 안전상을 이유로 무산됐다. 사고 발생 지점과 불과 50m 떨어진 곳에서 두 번째 싱크홀이 나타나서다.
루스디 모하마드 이사 쿠알라룸푸르 경찰청장은 "싱크홀 밑에 지하수가 거세게 흐르고 있어서 실종자가 쓸려 내려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같은 장소에서 땅속 흙이 쓸려 내려가 복구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종자는 남편, 친구 등과 두 달 전에 이곳으로 와 휴가를 즐기는 중이었다. 귀국 하루 전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안타까움을 샀다. 실종자 가족들은 지난 1일 사고 현장에서 힌두교 종교의식을 거행한 뒤 같은 날 오후 인도로 떠났다.
이번 사고로 쿠알라룸푸르 관광 산업도 직격탄을 맞았다. 사고 이후 주변 상인들의 매출이 50~70% 감소했고 일부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 문을 닫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
한편 당국은 "사고 발생 지역과 수색 장소를 복구하는 데 6개월가량 소요될 것"이라 전망했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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