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美 마이애미 법정 영상 화제
중학교 동창 판사 알아본 뒤 눈물
"잘 살아봐" 말했지만 다시 범죄
과거 '판사와 죄수로 만난 중학교 동창'으로 미국에서 화제가 됐던 남성의 근황이 전해졌다. 1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는 "최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일련의 절도 사건으로 50대 남성 A씨가 붙잡혔다"고 보도했다. 알고 보니 A씨는 10여년 전 유사 혐의로 재판을 받았을 때 피고인으로 선 법정에서 중학교 동창을 판사로 마주해 화제가 된 영상의 주인공이었다.
해당 영상은 지난 2015년 6월 마이애미주 데이드 카운티 법정의 모습을 담았다. 당시 사건의 심리를 맡은 민디 글레이저 판사는 절도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혹시 노틸러스 중학교에 다녔습니까?”라고 물었다. A씨는 판사의 얼굴을 알아보고는 “세상에”라는 말을 반복하며 흐느꼈다. 두 사람은 36년 전 같은 중학교 같은 반에 다녔던 친구 사이였는데, 죄수와 판사로 만난 것이다.
이 영상이 확산하며 이들의 관계와 사연이 주목받기도 했다. A씨는 중학교 때만 해도 신경외과 의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가진 학생이었으나, 고등학교 시절 도박에 빠진 뒤에는 돈에 쪼들려 남의 물건을 훔치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마약에도 손을 댔다. 이때부터 강도 등 다양한 범죄로 교도소를 들락거리는 인생으로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글레이저 판사는 "학교에서 가장 착한 아이였는데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냐"라며 "앞으로 다른 삶을 살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10개월간 복역한 A씨의 출소를 기다린 뒤 그를 따스하게 안아주며 "이제는 직업도 갖고 가족을 돌보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당시 A씨는 "판사가 된 동창과의 만남은 내게 큰 충격을 줬다"면서 "정신 차리고 똑바로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앞으로는 성실히 약물 치료도 받고 자포자기의 삶이 아닌 새로운 인생을 살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런데 이로부터 거의 10여년이 지나 A씨가 절도, 폭행 등 혐의로 또다시 수사기관에 붙잡혀 철창신세를 지게 된 것이다. 이번에 A씨는 마이애미 길거리에서 타이어를 교체하던 여성에게 길을 묻는 척하며 다가가 명품 목걸이를 낚아챘고, 배관공 행세를 하면서 모르는 사람의 집에 들어가 보석 상자를 훔치는 등의 절도 행위로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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