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표적수사…수사력 100분의 1이라도 尹에게"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31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았다. 조사를 마친 조 대표는 "이상직 전 이사장과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 분을 알지 못한다"라고 밝혔다.
31일 연합뉴스는 전주지검 형사3부(한연규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9시 37분께 조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2017년 말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조 대표를 불러 열린 청와대 비공식 회의에서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국회의원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으로 내정했는지 등에 관해 질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당시 중진공 이사장 공모 전이어서 미리 이 전 의원을 차관급 인사로 낙점했다면 대가성으로 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조사는 3시간 20여분만인 오후 1시께 끝났다. 조 대표는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 앞에서 "이 수사가 출발부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제가 밝혀야 할 기본적인 사실이 있다고 생각해 국법을 지키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출석했다"며 "이상직 전 이사장을 알지 못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 분도 알지 못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검찰 조사에서) 중진공 이사장 임명은 인사수석실에서 추천하고 민정수석실에서 검증해서 이뤄진, 통상적인 인사 절차 관례에 따라 진행됐다고 밝혔다"며 "이상직 전 의원이 중진공 이사장으로 임명되는 과정에서 문 전 대통령의 사위 서모 씨의 이름이 거론됐거나 (타이이스타젯) 취업이 거론된 적이 없다고 (검찰 조사에서) 밝혔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이 외에 대해서는 제 말이 어떻게 악용될지 모르기 때문에 진술을 거부했다"며 "저는 이 수사가 목표를 (정해) 놓고 진행하는 수사라는 점에서 기본 도의에 어긋나는 수사라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검찰이 문 전 대통령 및 그 가족에 대한 수사의 역량의 100분의 1 만큼이라도 살아있는 권력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해 수사했으면 좋겠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 사건 수사는 국민의 힘과 시민 단체 등이 2020년 9월~2021년 12월 4차례에 걸쳐 고발해 시작됐다. 국민의힘은 이 전 의원이 비공식 회의 이듬해인 2018년 중진공 이사장 자리에 오른 것과 같은 해 그가 설립한 태국계 저비용 항공사인 타이이스타젯에 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모 씨가 전무이사로 취업한 게 무관하지 않다며 검찰에 고발장을 냈다. 서씨는 과거 게임 회사에서 근무한 적은 있으나 항공업계 실무를 맡은 경험이 없어 설립 초기 실적이 빈약한 항공사의 임원 채용 문제를 두고 잡음이 있었다.
조 대표는 이날 오전 한 손에 '뒤집힌 물음표' 상표가 그려진 커피를 들고 모습을 드러냈다. 물음표 상표가 새겨진 커피는 검찰에 대한 메시지 전달 차원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와 동행한 김보협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당초 검찰이 조용히 불렀으면 조 대표도 조용히 조사에 응할 계획이었다"면서 "그런데 치졸한 검찰 정권은 불러주는 대로 쓰는 일부 언론과 짬짜미를 했다. 조 대표 소환 소식을 흘렸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도대체 왜?', '무엇 때문에?', '왜 우리를?' (불러서 조사하느냐) 이라는 메시지를 커피로라도 던지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또 조 대표는 조사 직전에도 "이 수사가 최종적으로는 문 전 대통령을 목표로 3년째 표적 수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윤 정권이 출범한 지 벌써 3년이 지났는데 언제까지 전 정부 탓을 할 것인지 한심스럽다"라고 지적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