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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친할머니 살해한 20대 남매, 중형 선고에 부둥켜안으며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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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 남동생, 할머니집 찾아가 폭행 살해
누나는 살해 방법 알려주는 등 심리적 지배

지난 설 연휴 부산에서 친할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매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30일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 1부(부장판사 이동기)는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남매 A씨(24)와 B씨(28·여)에 대해 각각 징역 15년을 선고했다고 이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설 연휴 친할머니 살해한 20대 남매, 중형 선고에 부둥켜안으며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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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생 A씨는 설 연휴인 지난 2월 9일 부산에 있는 친할머니(70대)의 집에 찾아가 할머니를 주먹으로 때리는 등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할머니와 말다툼을 벌이던 중 할머니의 머리를 벽면에 부딪히게 하는 등 여러 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누나 B씨는 사건 당시 현장에는 없었지만 공범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지적장애 2급인 A씨가 친할머니를 살해하고 싶다고 말하자 여러 살해 방법을 제시하며 범행 동기를 강화했으며, 사고사 등으로 위장하는 방법을 A씨에게 알려줘 수사기관은 B씨가 함께 살인을 수행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판단해 기소했다.


이들의 범행 동기는 할머니가 장애인 연금과 기초생활수급자 급여를 관리하는 데에서 온 불만 때문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동생이 할머니를 죽이고 싶다고 말하자 누나는 할머니를 살해하기 위한 방법으로 납 가루 중독, 곰팡이를 먹이는 방법 등을 제시하고, 실제로 곰팡이를 배양하기도 했다"며 "B씨가 자신을 믿고 의지하던 동생에게 정신적으로 살해 계획을 강화하고 사고사나 낙상사고로 위장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등 기능적으로 행위지배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B씨는 "할머니가 돌아가시면 돈을 마음대로 쓸 수 있다. 용돈을 2배 이상 올려주고 카드를 쓰게 해주겠다"는 등의 말을 A씨에게 하기도 했다.


B씨는 A씨가 설 연휴 부산으로 내려가기 전 기차역에서 동생을 말렸다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한두 번 피고인을 말렸다고 해서 범죄실행이 단절되지 않았다"며 "평소 계속된 심리적 강화와 지배에 의해 이 사건 범행에 이르렀다"면서 B씨 측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 대해 "A씨는 지적장애 2급으로 정신적 어려움을 겪었고, 할머니로부터 경제적으로 엄격한 통제를 받으며 두차례 자살을 시도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면서도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변명할 수 없고 살해 과정에서 피해자가 극심한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느꼈을 것으로 보여 죄책을 묻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존속살해는 패륜적 범죄로 비난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이들에게 각각 징역 24년을 구형했다. A씨와 B씨는 중형이 선고되자 서로 손을 잡고 눈물을 쏟았다. 누나 B씨는 동생 A씨를 부둥켜안은 채 사과하며 오열하기도 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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