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 때문에 들통나
코레일 "해당 승무원 엄중 문책할 것"
서울 지하철 4호선 기관사가 전동차를 운행하면서 휴대전화기로 게임 영상을 보다가 적발됐다.
30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소속 승무원 30대 A씨를 철도안전법 위반으로 철도사법경찰에 고발 조치하기로 했다고 이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A씨는 29일 오후 6시8분쯤 서울지하철 4호선 오이도행 전동차를 운행하던 중 4호선 동작역 부근에서 자신의 휴대전화기로 게임 영상을 봤던 것으로 밝혀졌다.
A씨의 무개념 행위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코레일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 사진 한 장으로 드러났다. 블라인드에 올라온 해당 사진에는 전동차 기관석 관제 조작판 앞에 선 기관사가 한 손으로 휴대전화를 들고 있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사진 속 전동차 관제 조작판에는 다음 정차역과 남은 거리, 시각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으며, A씨의 휴대전화 액정에는 게임 영상으로 추정되는 화면이 재생 중이었다. 또 당시는 오후 6시를 갓 넘긴 퇴근시간대라 전동차 내부가 몹시 혼잡한 상황이었다.
이 사진을 본 코레일 직원들은 '와 퇴근 시간인데 저 열차에 몇 명 타고 있었을까', '저 기관사 누구인지 어떻게 알아내느냐' 등의 댓글을 달며 기관사의 무책임한 행동을 탓했다. 코레일은 해당 사진을 바탕으로 기관사가 A씨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코레일 관계자는 "A씨로부터 운행 중 게임 영상을 시청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조사 결과에 따라 엄중히 문책하고, 전 승무원을 대상으로 특별교육 및 현장점검 등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철도안전법과 코레일 사규는 기관사 등 승무원은 열차 운행 도중 전자기기(휴대전화) 사용이 금지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기관사의 휴대전화 사용으로 인한 열차 사고도 과거 몇 차례 발생했다.
2014년 7월 강원 태백에서 관광열차와 무궁화호 열차가 충돌한 뒤 탈선해 승객 1명이 숨진 사고와 2022년 11월 경기 의왕시 오봉역 화물열차 작업을 하던 직원이 화물열차에 치여 숨진 사고 등은 기관사의 휴대전화 사용 등 부주의로 인해 일어났다. 이와 관련해 코레일 측은 열차 기관실 폐쇄회로(CC)TV 설치 등 승무원의 전자기기(휴대전화) 전원 차단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동 시스템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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