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인플루언서 때문에…아이슬란드, 오이 없어서 못산다

캐나다 틱토커, 한국식 오이 레시피 인기 폭발
아이슬란드서 오이 소비량 두 배 이상 급증

최근 북유럽의 섬나라 아이슬란드에서 오이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한식 인플루언서가 한국 스타일의 ‘오이 샐러드’ 레시피를 공개하면서부터다.

영국 BBC 뉴스는 23일(현지시간) 아이슬란드 농민 협회와 현지 슈퍼마켓 체인 관계자의 말을 인용, 최근 아이슬란드에서 오이 소비량이 두 배 이상 급등하면서 생산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K-콘텐츠’를 주로 다루는 캐나다의 인플루언서 로건 모핏으로 인해 발생했다. 모핏은 지난달부터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에 거의 매일 오이 레시피 영상을 업로드하고 있다.

오이를 이용한 요리를 선보이고 있는 로건 모핏 [이미지 출처=로건 모핏 유튜브 영상 캡처]

모핏은 수준급의 한식 요리 실력으로 틱톡과 유튜브 등에서 삼겹살, 김치, 보쌈 등 한국 음식을 만들어 먹는 모습을 선보여 왔다. 이 때문에 한국 팬들 사이에서는 ‘로장금’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이미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한 바 있다.

모핏의 영상 중 최근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화제가 된 것 중 하나는 얇게 썬 오이에 참기름, 마늘, 쌀 식초, 고추기름 등을 넣은 레시피다.

이 영상은 2000만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으며, 모핏의 틱톡 팔로워도 550만여 명으로 늘었다. 덕분에 아이슬란드의 상점에서 오이가 동이 나면서 모핏은 ‘오이 아저씨’(cucumber guy)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었다.

아이슬란드 슈퍼마켓 체인 ‘하가우프’의 식품 관리자는 “아이슬란드에서는 오이 말고도 참기름, 고추기름 등 레시피에 들어가는 다른 재료들의 판매도 두 배로 늘었다”고 전했다.

다만 아이슬란드 농민 협회와 슈퍼마켓 관계자들에 따르면 모핏의 콘텐츠 외에도 수확 시기에 따른 생산량 감소 등의 요인이 최근의 오이 품귀 현상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