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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굽는 타자기]멸종위기 생물들이 말한다, 다음 차례는 바로 너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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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종의 소멸'
전환점에 서 있는 인류
"종 다양성은 우리가 살아가야 할 삶의 기초"

올여름만큼 인간이 자연의 일부임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 있었을까. 22일 더위가 사라진다는 ‘처서’에도 전국이 열대야로 들끓었다. 서울은 32일 연속 열대야로, 최장 열대야 기록을 갈아치웠다. 체감온도가 40도에 육박하는 날도 부지기수였다. 유례없던 무더위에 환자가 속출했다.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 탓이다.


인간이 던진 부메랑이 되돌아오고 있다. 인간은 4초마다 축구장 크기의 숲을 없애며, 수십만 종의 생물을 멸종 위기로 내몰고 있다. 자연 파괴로 사라지는 모든 종들로 인해 수백만년의 진화 역사가 해체되고 있다. 다음 멸종 위기 종은 인간이 될 확률이 높다.


책 ‘종의 소멸’은 인류가 전환점에 서 있다고 지적한다. 생물다양성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저자는 우리가 오랫동안 유인원, 코끼리, 코뿔소 등 개별 동물의 멸종에만 주의를 기울였는데, 중요한 것은 파괴되거나 황폐해져 생명을 더 이상 수용하지 못하는 서식지라고 설명한다.


[빵 굽는 타자기]멸종위기 생물들이 말한다, 다음 차례는 바로 너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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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우리는 이 문제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했지만, 몇 년 전 인류가 체감하게 된 사건이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이다. 코로나19의 유래가 아직 최종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동물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겨온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사람들이 야생동물과 밀접하게 접촉할 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고 다른 질병도 생길 수 있다. 근래 새로 등장한 에볼라·지카 바이러스, 인플루엔자도 마찬가지다. 모두 서식지 파괴와 관련이 깊다.


이런 바이러스 가운데 적어도 3분의 1은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다. 인간이 자연 생태계와 그곳 생물 종들을 크게 변화시킬수록, 전염 확률은 더욱 높아진다. ‘예방 전략이 없다면 유행병은 더 자주 나타나고 더 신속하게 전파되며, 더 많은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하고 세계 경제에 전례 없는 고통을 안겨줄 것’이라고 생물다양성과학기구는 판단한다. 사전 예방 조치가 언뜻 많은 비용이 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멀리 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 유행병을 뒤늦게 추적하거나, 경제적 손해와 건강상의 피해를 막고 완화하는 데는 몇 배나 더 큰 비용이 든다.


저자는 생물다양성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토양 이용 변경, 생물 종의 과도한 이용, 기후변화, 환경오염, 외래종의 확산을 드는데 이를 ‘빅5’라고 일컫는다. 이 중 기후변화가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앞으로는 중요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올여름 한반도를 강타한 무더위와 같은 극단적인 기후 현상들이 횟수, 강도, 지속성 면에서 분명하게 증가하고 있음을 우리는 매일 목도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생물 종들이 서식지를 옮겨야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기온 상승 자체도 위험할 수 있다. 식물과 동물은 상승하는 기온과 가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 지구 온난화만으로도 생물다양성이 사라지고 생태계가 훼손되거나 변화할 상당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대략 800만 종 가운데 100만 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여기서 온도가 조금이라도 더 올라간다면 이 위험은 확실하게 더 커질 것이다.


저자는 정치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해선 법과 규정을 통해 행동으로 실천하는 삶의 변화가 수반돼야 한다. 우리 모두가 책임을 분담하고 기여하는 방식이다. 저자는 정부, 기업, 농업, 언론, 문화를 비롯해 우리 모두에게 신속히 이루어져야 할 가장 중요한 조치 10가지를 제안한다. 인간을 포함한 종의 소멸은 이미 도래했다. 이제는 서둘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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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소멸 l 카트린 뵈닝게제·피리데리케 바우어 지음 l 이미옥 옮김 l 에코리브르 l 260쪽 l 1만8000원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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