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웨일스 한 사무실에 엽서 도착해
무려 1903년 8월 23일 처리된 엽서
"모종의 이유로 다시 시스템 들어가"
영국 웨일스에서 무려 121년 전에 보냈던 엽서가 뒤늦게 도착해 화제다.
21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지난 16일 웨일스의 스완지금융조합 크래독 스트리트지점에 빛바랜 엽서 한장이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조합 직원들은 사무실로 배달된 우편물 더미 사이에서 자신들의 주소로 배송된 ‘리디아 데이비스’라는 알 수 없는 수신인이 적힌 엽서를 발견했다.
엽서를 접한 직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크리스마스 테마의 카드에 기재된 주소가 틀리지 않았으나, 노에드워드 7세(1901∼1910년 재위)의 모습을 담은 우표가 있었으며 우표 위로는 ‘AU23 03’라는 소인이 찍혀 있었기 때문이다. 소인대로라면 1903년 8월 23일에 처리된 우편물인 셈이다. 스완지금융조합 관계자는 현지 매체에 “집배원이 평소대로 주택담보대출이나 예금과 관련된 우편물을 잔뜩 갖다줬다”며 “직원 한 명이 이를 훑어보는 도중 엽서 한 장이 테이블로 툭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엽서는 “친애하는 L에게”로 시작해 “모두에게 사랑을 전하며 유어트로부터”로 마무리된다. 본문에는 “집에서 즐겁게 지내고 있기를 바란다. 내 수중엔 기찻삯을 빼고 10실링 정도가 있고 난 잘 지내고 있다. 길버트 양과 존에게 안부를 전해달라”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수신인은 ‘리디아 데이비스 양’이었다. 조합은 이 엽서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뒤 리디아 데이비스의 친척이라는 사람에게 연락받았으나, 엽서를 우편으로 받게 된 경위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조합은 지난해 설립 100주년을 맞았는데 그전에는 이 자리에 주택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합 직원들은 “이전에 이 주소에 살고 있던 리디아 데이비스 양의 친인척이 이 카드를 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사연이 화제가 되자 영국 로열메일 측은 “엽서가 배달 중 없어져 100년간 분실 상태였던 것 아니고, 모종의 이유로 다시 시스템에 들어간 것 같다”며 “우리 시스템에 들어온 물품은 반드시 맞는 주소로 배송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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