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룡 이사장, 50년 전 삼성물산 시절 언급
고급호텔서 묶어야 바이어 상담 수월한데 실무서 반대
당시 경리과장이 오케이해줘 수월해져
메달 44개 중 24개 밀레니엄 세대가 따
사회 각 분야서 '최초의 질문' 많이 나와야
국내 벤처 기업인 1세대이자 '인터넷 전도사'로 불렸던 이금룡 도전과나눔 이사장이 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을 응원하고 나섰다.
이 이사장은 "안세영 선수 사태를 보면서 신입사원 시절 에피소드가 생각났다. 1977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완구 수출을 담당하던 중 일본 동경에 박람회가 개최돼 참석하게 됐다"며 "당시 사원급에 해당하는 호텔을 예약해 숙박했는데, 바이어와 상담하기에 불편한 위치였다. 당시 대부분의 바이어는 일본 최고 호텔인 뉴 오타니 호텔에 숙박했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본사에 전화해 나도 뉴 오타니 호텔에 묵어야겠다고 요청했다가 호된 야단을 맞았다. 그 호텔은 대표이사급이 숙박하는 곳인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는 것"이라며 "경리과 담당자와 설전하던 중, 그 내용을 듣고 있던 당시 경리과장이 전화로 동경 지점에 이야기해 뉴 오타니 호텔로 옮길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 이사장은 "호텔을 옮기니 이루 말할 수 없이 원활하게 상담이 진행됐다"며 "아침 식사 시간은 물론 밤늦게까지 수많은 상담을 하며 혁혁한 성과를 거뒀다"고 덧붙였다. 그는 해당 일화를 안세영과 연결 지었다. 이 이사장은 "젊은이가 최선을 다하기 위해 던지는 질문에는 성실하고 긍정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메달 44개 중 24개가 2000년 이후 출생한 밀레니엄 세대이며, 22세 안세영 선수가 그 질문을 던지기까지 얼마나 많이 고민했을까"라며 "서울대 이정동 교수는 기술 선진국이ㅡ 조건으로 '최초의 질문'을 꼽았는데, 최초의 질문을 하는 사람이 많이 나와야 기술 선진국이 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몸담고 있는 스타트업 CEO들도 시장에 최초의 질문을 던지는 용기 있는 젊은이들"이라며 "사회 각 분야에서 이제 최초의 용기 있는 질문자가 나오고, 이를 발전의 원동력으로 승화할 때 선진국으로의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국가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건 안세영은 최근 대한배드민턴협회를 향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지난 7년간 배드민턴 대표팀 막내로서 청소, 빨래 등 잡무를 도맡아 해오며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배드민턴협회는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세워 진상 조사에 나선 상태다.
한편 이금룡 이사장은 국내 1세대 벤처기업인으로 불린다. 1977년 삼성그룹 공채 17기로 직장 생활을 시작해 옥션, 이니시스 등에서 사장을 역임하며 인터넷 업계의 발전을 주도해 왔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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