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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로 쪼개진 日 8·15…야스쿠니 참배 VS 반전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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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왕·총리, 전사자 추도식…자민당 야스쿠니 참배
자위대 야스쿠니 참배 논란… 우익 vs 진보 충돌

일본에서는 '종전기념일'로 불리는 8월15일, 일본 내 우익과 진보 단체가 앞다퉈 시위에 나서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 주도로 열리는 전사자 추도식에는 일왕이 참석하며, 자민당 소속 정치인들은 올해도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을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다. 진보 단체들은 추도식과 참배를 반대하는 반전(反戰) 시위를 벌이는 등 온 나라가 둘로 쪼개진 모양새다.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이번 종전기념일이 정치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칠지 일본 정계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5일 도쿄 지요다구 대형 경기장 부도칸에서는 태평양전쟁 전사자 추도식이 열렸다. 유족 3595명을 비롯해 유족 이외 내빈 700명이 참석했다. 일왕과 더불어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참석했고 상·하원 개념인 참·중의원의 의장과 부의장, 각 정당 대표와 전직 총리, 경제단체 대표 등이 배석했다.


둘로 쪼개진 日 8·15…야스쿠니 참배 VS 반전시위  2022년 8월 15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뒤 "반자이(만세)"를 외치는 일본 우파 단체 회원들.(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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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도식과 더불어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여부도 주목받는다. 정치 비자금 사건으로 사퇴한 니시무라 야스토시 전 경제산업상은 지난 13일 미리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니시무라 전 경산상은 지난해 장관 시절에도 참배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종전기념일에 사람이 몰릴 것을 우려해 미리 왔다는 그는 FNN프라임에 "조국과 가족을 걱정하며 전쟁으로 쓰러진 영령들의 안녕을 빌었다"면서 "다시는 전쟁을 일으키지 않기로 결의를 다졌다.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사 참배를 보류했으나 공물 헌납으로 이를 대신할 가능성이 크다. 나머지 현직 장관들은 아직 참배 여부를 공식 석상에서 밝히지 않았으나 비슷한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타카이치 사나에 경제안전보장담당상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15일에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할 것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사적 일정은 기자회견에서 말씀드릴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타카이치 경제안전보장담당상은 지난해 현직 장관 신분으로 유일하게 8월 15일 참배한 바 있다. 기하라 미노루 방위상은 "(참배 여부는) 개인의 자격으로 적절하게 판단할 것"이라면서도 "나라를 위해 고귀한 생명을 희생한 분들에게 애도의 정성을 바치고 존경을 표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둘로 쪼개진 日 8·15…야스쿠니 참배 VS 반전시위  지난해 8월 21일 당시 현직 장관 신분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니시무라 야스토시 전 경제산업상.(사진출처=연합뉴스)

이 밖에도 마쓰모토 다케아키 총무상, 사이토 다케시 경제산업상, 신도 요시타카 경제재생담당상은 "적절하게 판단하겠다", "코멘트를 삼가겠다"고 산케이신문에 전했다. 다만 다케미 게이조 후생노동상과 자미 히데코 오키나와북방담당상은 참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진보 단체들은 반전(反戰) 심포지엄, 시위 등으로 맞선다. 도쿄에서는 아시아태평양전쟁 패전기념 8·15 심포지엄이 열린다. 도쿄 아와지공원에서는 '8·15 반 야스쿠니 행동'이라는 시위가 예정돼있다. 정부 주도의 전사자 추도식을 비판하기 위해 '국가에 의한 위령과 추모를 용서하지 말라'를 슬로건으로 내건 이들은 오후 3시 집회를 가지고 30분에 시위를 시작할 예정이다. 도쿄뿐만 아니라 오사카에서도 진보 단체 '참전과 천황제에 반대하는 연속행동'에서 '일왕 참석 전국 전사자 추도식 반대, 야스쿠니와 자위대의 어둠을 파헤친다'라는 제목의 강연이 열린다.


둘로 쪼개진 日 8·15…야스쿠니 참배 VS 반전시위  야스쿠니(靖?) 신사에 반대하는 시위대.(사진출처=레이버냇홈페이지)

여전히 미군 기지가 건설되고 있는 오키나와와 관련된 행사도 열린다. 니가타현 조에쓰시의 독립영화관에서는 이날부터 오키나와에서 폭격으로 희생된 민간인들의 유골을 발굴하는 구시켄 다카마쓰씨의 다큐멘터리 '뼈를 캐는 남자'를 상영하기로 했다.


특히 올해는 일본 자위대가 군국주의와 관련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집단참배했다는 정황이 보도되면서 논란이 거셀 전망이다. 야스쿠니 신사 앞은 매년 8월 15일 우익과 진보 시위대 간 충돌이 빚어지는 곳이다. 전날 아사히신문은 해상 자위대 간부들이 부하들과 함께 신사를 집단 참배하고 신사 내에 있는 전시관인 유취관을 견학했다는 사실을 단독 보도했다.



아사히는 "이들이 방문한 유취관은 태평양전쟁을 여전히 대동아전쟁으로 명시하고 가미카제 등 특공대는 일본의 영혼불멸 사생관과 무사도 정신에 힘입어 국가, 민족 존망의 갈림길에 표출한 장렬한 전법이라 설명한다"며 "옛 군대와 결별해야 할 자위대와 야스쿠니 신사의 연관성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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