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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소 불가' 외치던 조합…잇단 유찰에 문턱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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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울7구역, 한화·GS 수의계약 추진
거여새마을도 시공사로 컨소시엄 수용

알짜 사업장 제외하면
단독 건설사 경쟁입찰 어려워

"사업 지연 보다 컨소시엄 허용이 더 이익"
건설사도 리스크 감소

서울에서 2개 이상 건설사를 공동 시공사로 선정하는 정비사업장이 늘고 있다. 건설사들이 사업성에 따른 선별 수주에 들어가면서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자 문턱을 낮춘 것이다. 시공사를 구하지 못해 사업이 지연되는 것을 막고, 재공고 등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것이 이익이라는 분위기다.

'컨소 불가' 외치던 조합…잇단 유찰에 문턱 낮췄다 서울 가재울 뉴타운 일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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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도급 늘어나= 1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7구역 재개발 조합은 현재 한화건설·GS건설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수의계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조합은 지난 5월부터 시공사를 찾았지만, 참여 의사를 밝힌 건설사가 없었다. 6월에 공고한 2차 입찰에서는 공사비를 3.3㎡당 770만원에서 843만5000원으로 올렸지만, 시공사를 구하지 못했다. 3차 공고에도 한 곳만 입찰 의향을 밝히면서 유찰됐다.


조합 관계자는 "지난달 말 현장설명회 이후 한화건설과 GS건설이 컨소시엄 형태로 입찰의향서를 제출했다"며 "자문위원회와 이사회를 거쳤고, 20일 대의원회의를 통과하면 수의계약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재울뉴타운 9개 구역 중 마지막 재개발 사업지인 가재울7구역에는 지하 4층~지상 26층, 1407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송파구 거여새마을은 지난 10일 주민총회를 열고 삼성물산·GS건설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공공재개발 방식으로 총 1678가구를 짓는 이 구역은 올해 3월과 5월 두차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으나 모두 유찰됐다. 조합은 당초 3차 공고를 내고 시공사를 선정하는 방안을 고민했으나 삼성물산·GS건설이 컨소시엄을 제안했다. 이후 공사비를 유지하는 조건 등에 합의하며 최종 시공사로 선정했다.


이정우 거여새마을 주민대표회의 위원장은 "삼성물산과 GS건설이 컨소시엄을 제안한 상태에서 다시 공고를 냈을 때 다른 건설사가 들어올 수 있을지 조사를 해보니 (입찰에 참여할 건설사가) 거의 없었다"며 "공사비를 올리고, 공고를 내서 또 시간을 끄는 것보다는 컨소시엄 수의계약으로 가는 것이 주민들에게 더 이익이 된다고 판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총 1476가구를 짓는 강서구 방화3구역 역시 기존 '시공사 컨소시엄 불가' 지침을 접고 공동도급을 허용했다.


◆공동도급으로 공사비 상승 막아= 조합은 그동안 책임소재를 가리기 어렵다는 이유로 단독 건설사 시공을 선호해왔다. 건설사의 특화설계나 프리미엄 브랜드를 사용하기 어렵다는 점, 동별로 시공품질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컨소시엄을 꺼린 이유다.


하지만 알짜 사업장을 제외하면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는 곳이 눈에 띄게 많아지자, 컨소시엄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건설사들의 단독 입찰 참여를 유도하려면 평당 공사비를 높여야 하는데, 그만큼 추가 분담금이 늘어날 수 있다. 이런 와중에 건설사들이 공사비를 유지하는 대신 컨소시엄으로 시공하는 방안을 제안하자,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조합 입장에서는 빠르게 시공사를 구하면서 공사비를 유지할 수 있고, 건설사들은 경쟁에 따라 불필요하게 지출되는 마케팅 비용과 리스크 부담을 덜 수 있다.



한 조합 관계자는 "재입찰을 진행해도 입지나 사업성이 뛰어난 곳이 아니면 경쟁을 유도하기 쉽지 않다"며 "시간과 돈을 낭비하기보다 컨소시엄 방식이라도 하루빨리 시공사를 찾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앞으로 컨소시엄 카드를 제시하는 사업장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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