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전주 대비 1.7만건 ↓
1년 만에 감소폭 최대
"경제·지정학·대선 불확실성…변동성 확대"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발언 예정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8일(현지시간) 장 초반 상승세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년 만에 최대 규모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노동시장 냉각 우려가 일부 완화된 여파다. 투자자들은 이날 오후 예정된 미 연방준비제도(Fed) 당국자의 발언을 대기하고 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오전 10시13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평균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8% 상승한 3만9258.67을 기록하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45% 오른 5275.0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56% 뛴 1만6448.15에 거래 중이다.
이날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7월28~8월3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3만3000건으로 집계됐다. 전문가 예상치(24만1000건)와 직전 주 수정치(25만건)를 모두 하회했다. 특히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직전 주 대비 1만7000건 줄었는데, 이는 1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었다. 지난 2일 7월 고용 보고서 발표 후 급속히 번졌던 노동시장 냉각 우려가 일부 해소됐다.
다만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청구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7월21~27일 주간 187만5000건을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187만건)와 직전 주 수정치(186만9000건) 전부 웃돌았다.
하이 브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칼 B. 와인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데이터는 앞으로 노동시장의 실절적인 약화에 대한 신호를 주시해야 한다"며 "이는 Fed의 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노동시장) 신호는 경기 위축이 아니라 완만한 둔화를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 국채 금리도 노동시장 냉각 우려 해소에 오름세다.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보다 3bp(1bp=0.01%포인트) 상승한 3.99%,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6bp 오른 4.06%에 거래 중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노동시장 둔화가 가속화 되며 실업률이 상승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 연구소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BE)의 엘리자 윙커 이코노미스트는 "경기가 완화되면서 해고가 확대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의 기본 예측은 실업률이 10월 4.5%까지 상승하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업률은 6월 4.1%에서 7월 4.3%로 올랐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를 완전히 씻어내지 못했고,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암초 역시 증시 불안 요인으로 남아 있다. 인공지능(AI) 랠리 거품 논란 또한 지속돼 시장 심리 자체가 상당히 취약하다는 분석이다. 전날 뉴욕증시도 장 초반 상승했지만 미 재무부의 10년물 국채 입찰 수요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자 하락 반전해 결국 약세 마감했다.
게이트웨이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의 조셉 페라라 투자 전략가는 "최근 시장의 변동성 충격은 올해 남은 기간을 미리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며 "경제에 대한 우려, 지정학적 갈등, 다가오는 11월 대선이 앞으로 몇 달 동안 투자자들을 긴장하게 만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지금부터 연말까지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은 이날 오후 예정된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의 발언을 대기하고 있다. 고용 둔화에 대한 우려로 일각에서 긴급 금리 인하나, 9월 금리를 0.5%포인트 내라리는 '빅컷'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라 이날 나올 Fed 당국자의 발언에 이목이 더욱 집중된다.
종목별로는 엔비디아가 1.88% 오르고 있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각각 2.43%, 2.04% 상승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1.24% 강세다. 제약사 일라이 릴리는 예상을 넘어서는 분기 실적 발표와 연간 실적 전망 상향 후 9.2% 급등하고 있다.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와 범블은 부진한 실적 발표 후 11.28%, 37.59% 급락세다.
국제유가는 보합세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1달러(0.1%) 오른 배럴당 75.33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0.4달러 하락한 78.29달러에 거래 중이다. 중동 불안에 따른 공급 축소 우려와 수요 감소 우려가 혼재하면서 거의 움직이지 않고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