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인사이트 '이동통신 기획조사'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 부동의 1위 넷플릭스의 구독률이 하락세를 걷고 있다. 쿠팡플레이와 티빙은 스포츠 중계 등 특화 콘텐츠로 충성고객을 늘렸다.
이동통신 전문 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지난 4월부터 약 4주간 14세 이상 스마트폰 이용자 3355명을 대상으로 OTT 이용 경험과 만족도 등을 물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상·하반기 매년 2회씩 이동통신 기획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넷플릭스 2회 연속 구독률 하락
올해 상반기 조사에서 OTT별 구독률(복수 응답)은 넷플릭스가 43%로 1위를 유지했고, 이어 쿠팡플레이(33%), 티빙(25%), 유튜브 프리미엄(21%), 디즈니플러스(13%), 웨이브(11%) 순이었다.
넷플릭스는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지난해 하반기(47%) 대비 4%포인트 감소했다. 작년 상·하반기 사이의 2%포인트 하락에 이어 두번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에 반해 쿠팡플레이는 6%포인트, 티빙은 4%포인트 상승했다. 쿠팡플레이는 작년 하반기 구독률 26%로 넷플릭스에 21%포인트 뒤졌으나 이번에는 10%포인트 차이로 따라붙었다. 같은 기간 티빙도 넷플릭스와의 차이를 27%포인트에서 18%포인트로 줄였다.
주 이용률(가장 자주, 많이 이용 비율)은 넷플릭스(28%), 유튜브 프리미엄(17%), 티빙(10%), 쿠팡플레이(9%), 웨이브(3%), 디즈니플러스(2%) 순이었다. 넷플릭스(-4%포인트)가 하락했고 쿠팡플레이와 유튜브 프리미엄(각각 3%포인트), 티빙(2%포인트)은 상승했다.
OTT 요금 인상, 만족도에 영향 미쳐
유튜브 프리미엄, 넷플릭스, 티빙은 종합 만족도와 세부 항목(콘텐츠, 사용성, 요금·상품구성·할인혜택)별 만족도가 모두 하락했다.
공통적으로 '요금·상품구성·할인혜택' 하락 폭이 제일 컸다. 특히 유튜브 프리미엄은 이 항목에서 13%포인트 급락했다. 지난해 12월 구독료를 42.6% 인상(월 1만450원→1만 4900원)한 여파로 추정된다.
비슷한 시기 티빙이 월 구독료를 20% 올렸고,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 축소와 함께 베이식 멤버십(월 9500원) 신규 가입을 제한했음을 고려하면 요금제 변동과 만족도의 상관관계는 높아 보인다.
반면 쿠팡플레이는 요금?상품구성?할인혜택에서 12%포인트 뛰어올라 1위(54%)가 됐고 콘텐츠(9%포인트), 사용성(3%포인트) 만족률도 높아졌다. 가장 저렴한 요금제(월 4990원 쿠팡 와우 멤버십 가입 시 무료)와 함께 공들여 키워 온 스포츠 독점 중계 콘텐츠의 효과로 풀이된다.
쿠팡플레이는 2022년 이후 K리그(한국), 분데스리가(독일) 등 프로축구에 이어 호주프로농구(NBL), 미국프로풋볼리그(NFL)로 중계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티빙은 지난 3월부터 한국프로야구(KBO) 독점 중계를 시작했다.
쿠팡플레이의 경우 쿠팡 와우 멤버십 월회비가 이달부터 58% 인상(4990원→7890원)된 점이 변수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쇼핑 멤버십 요금을 내면 공짜로 구독하는 형식이긴 해도 비용에 민감한 소비자의 반응이 어떻게 나타날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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