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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텐과 엽전들, 올림픽 휩쓴다[파리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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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첫선 브레이킹서 첫 금메달 도전
불혹 나이, 세계 최고 권위 대회 3회 우승
파워무브와 스타일무브 조화 노련미 장착
한국계 필립 김과 서니 최도 남녀 1위 후보

"한국 비보이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겠다."

홍텐과 엽전들, 올림픽 휩쓴다[파리올림픽] 불혹의 비보이 김홍열(홍텐)이 2024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화려한 브레이킹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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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의 비보이 김홍열(활동명 홍텐)의 2024 파리올림픽에 나서는 각오다. "처음부터 전력을 다해 부딪치겠다"면서 "올림픽 예선전에서는 3위를 했으니 올림픽 본선에서는 좀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브레이킹 남녀 종목은 파리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홍텐은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되기 위해 파리 현지에서 적응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홍텐과 엽전들, 올림픽 휩쓴다[파리올림픽] 홍텐이 2024 파리올림픽 브레이킹 남자부 조별리그를 앞두고 현지에서 고난도 기술을 연습하고 있다. [파리=AFP·연합뉴스]

이번 파리올림픽에는 홍텐 외에도 한국계 2명이 나선다. 홍텐의 춤추는 모습을 보고 브레이킹에 빠진 선수들이다. 모두 강력한 우승 후보다. 비보이 부문엔 캐나다 국가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필립 김이 있다. 1997년 한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이민 2세다. 세계댄스스포츠연맹(WDSF) 올림픽 퀄리피케이션 랭킹 1위다. 2021년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브레이킹 배틀인 레드불 비씨원 월드파이널 준우승으로 기량을 뽐내기 시작했다. 2022년에는 서울에서 열린 WDSF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필립 김은 작년 11월 팬아메리칸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올림픽 직행 티켓을 따냈다.

홍텐과 엽전들, 올림픽 휩쓴다[파리올림픽] 캐나다 브레이킹 국가대표인 필립 김은 홍텐을 보고 비보이의 꿈을 키운 세계 정상급 선수다.

강력한 파워무브(강한 근력과 세밀한 기술을 요구하는 동작)와 스타일무브(음악에 맞춰 발동작 위주의 스텝을 밟는 것)까지 적재적소에 섞는다. 톱록, 다운록 등 레퍼토리가 굉장한 속도감을 자랑한다. 무브마다 강한 에너지를 폭발시키고, 창의적인 움직임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조금은 어눌하지만 한국어로 대화하는 것도 큰 문제가 없다. 한국 브레이킹 선수들과 친분도 깊다. 홍텐과 2022년 10월 일대일 무제한 배틀을 벌여 화제를 모았다. 둘은 휴식 없이 17라운드를 연속으로 이어갔다. 온몸이 땀으로 범벅된 필립 김이 수건을 던져 명배틀은 끝났다.


비걸 부문엔 미국의 그레이스 선 최(서니 최)가 한국계다. 1988년생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을 나온 수재다. 유년 시절 체조 선수로 활동했지만 부상으로 운동을 접었다. 대학 1학년 때 동아리를 통해 브레이킹을 우연히 접한 뒤 지난 15년간 실력을 꾸준히 갈고닦았다. 기계체조와 비슷한 동작이 많아 빠르게 적응했다.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표현 방법도 뛰어났다.


서니 최는 2022년 WDSF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수확한 뒤 레드불 비씨원 월드파이널에서는 준결승에 올랐다. 2022년까지 화장품 기업인 에스티로더의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부서 책임자로 일했다. 파리올림픽 출전에 집중하기 위해 작년 1월 회사도 그만뒀다. 지난해 팬아메리칸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해 올림픽 직행에 성공했다.


36세인 서니 최는 올림픽 무대에서 20세 가까이 어린 선수들과 경쟁한다. 17세 도미니카 바니에비치(리투아니아)와 18세 류칭이(중국) 등이다. 투사우전드(한 손으로 물구나무를 서 축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 축손의 손목을 잡은 뒤 빙빙 도는 기술), 헤드스핀(땅에 머리를 대고 정수리를 축으로 빙빙 회전하는 기술) 등을 앞세워 베테랑의 힘을 과시할 작정이다.

홍텐과 엽전들, 올림픽 휩쓴다[파리올림픽] 홍텐(오른쪽)이 작년 6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올림픽 퀄리파이어 시리즈 2차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뒤 시상대에서 2위 아미르 자키로프(왼쪽), 1위 레이라우 데미러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브레이킹은 10일(현지시간) 16강 라운드로빈부터 8강, 준결승, 결승 및 동메달 결정전까지 모두 하루에 진행된다. 홍텐은 지난 5∼6월 치른 올림픽 퀄리파이어 시리즈(OQS) 1, 2차 대회에서 종합 2위의 성적으로 올림픽 본선 진출 티켓을 따냈다. 파리올림픽 브레이킹 종목에 참가한 선수는 16명이다. 4명씩 4개 조로 나뉘어 16강 라운드로빈을 치른다. 이후 각 조 상위 1, 2위 8명이 토너먼트 경쟁을 이어간다. 홍텐은 조별리그 C조에 속했다. 제프리 루이스(미국), 가에탕 알린(프랑스), 레이라우 데미러(네덜란드)와 8강 진출을 놓고 차례로 맞붙는다.


이 종목 최고령자인 홍텐은 조 편성에 대해 "데미러가 OQS 1, 2차 대회 모두 1위에 오른 만큼 가장 강력한 상대"라고 경계심을 드러낸 뒤 "알린은 홈인 만큼 그에겐 환호성이, 내겐 야유가 쏟아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정형식 감독도 "만만히 볼 수 없는 상대들이다. 방심하면 누구나 떨어질 수 있다. 상대에 따른 맞춤형 전략을 짰다"고 준비 과정을 설명했다.


홍텐은 1984년생 비보이 레전드다. 중학교 2학년 때 반 친구가 선보인 간단한 동작을 따라 하다가 브레이킹의 길을 걷게 됐다. 세계 최고 권위 대회인 레드불 비씨원 파이널에서 2006, 2013, 2023년까지 세 차례 우승했다. 이 대회 3회 우승은 김홍열과 더불어 메노 판호르프(네덜란드)만 달성했다. 김홍열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폐회식에서 대한민국 선수단 기수로 나서 태극기를 흔들었다.

홍텐과 엽전들, 올림픽 휩쓴다[파리올림픽] 홍텐은 파워무브와 스타일무드의 조화를 통해 2024 파리올림픽 브레이킹 종목에서 최고령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홍텐은 파워무브와 스타일무브가 강점이다. 음악의 흐름과 분위기, 박자와 마치 한 몸이 된 듯한 무브 속에 파워무브를 적절히 녹인다. 무대에 선 채 음악에 맞춰 스텝을 밟은 뒤 플로어에서 놀리는 화려한 잔발, 순간적으로 등허리를 휘어 만드는 놀라운 동작도 선보인다. 토마스(두 손으로 땅을 짚고 앉은 자세로 엉덩이를 띄워 두 다리의 원심력을 이용해 회전하는 기술)에서 에어트랙(양팔로 물구나무를 선 채 두 다리를 힘차게 돌리며 회전하는 기술)으로 이어지는 연기도 발군이다. 프리즈(기술과 무브 도중에 한 손이나 두 손을 땅에 짚고 특정 자세로 수 초간 정지하는 기술)도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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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텐은 올림픽 메달을 위해 모든 힘을 쏟았다. 약 40일 동안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마지막 담금질을 했다. 적지 않은 나이다. 아무래도 체력적인 부담이 크다. 다른 선수들보다 2배 이상으로 땀을 흘렸다. "26년가량 춤을 추면서 ‘우승은 이제 못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점점 발전하는 게 느껴졌다. 나이가 들어서도 이렇게 경쟁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이어 "잘 먹고 훈련량을 늘려서인지 근육량이 많이 늘었다"며 "빨리 대회를 치르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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