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경제동향
내수 부정적 진단 장기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7일 "내수가 경기 개선을 제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 고조,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은 다소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KDI는 8월 경제동향에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높은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내수는 미약한 수준에 그치며 경기 개선을 제약하고 있다"고 봤다. '내수가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지난달의 언급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내수에 대한 부정적 진단이 장기화되는 국면이다.
KDI는 "서비스업생산이 낮은 증가세에 머무르고 건설투자는 감소세를 지속하는 등 내수 회복세는 가시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서비스업생산이 도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을 중심으로 낮은 증가세를 지속했다"고 전했다.
이어 "소매판매 감소세와 대출 연체율 상승세가 지속된 가운데, 건설수주의 누적된 부진이 건설투자의 위축으로 이어짐에 따라 고용 여건도 점차 조정되는 모습"이라고 했다.
내수 관련 지표는 부진한 모습이 이어졌다. 6월 소매판매는 전년동월대비 3.6% 감소하며 넉달째 감소세가 지속됐다. 승용차(-21.4%)가 기저효과로 대폭 감소한 가운데, 의복(-4.6%)과 음식료품(-2.8%) 등을 중심으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소비재 내수출하(-6.1%)도 크게 감소하며 상품소비의 부진을 시사했다.
서비스소비는 숙박 및 음식점업을 중심으로 둔화 흐름을 나타냈다. 서비스업생산은 도소매업(-3.7%), 숙박 및 음식점업(-1.2%) 등의 부진으로 0.5%의 낮은 증가세에 그쳤다. 다만 해외여행, 해외소비와 밀접한 부문에서는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면세점 소매판매액(10.3%)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한 가운데, 2분기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경상금액 기준)도 중국(64.8%)을 중심으로 25.6%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도체 외끌이 경제 회복세는 이어졌다. KDI는 "반도체 관련 생산 지표들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으며, 수출도 ICT 품목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지속했다"면서 "반도체 생산과 출하가 증가하고 재고는 감소하는 등 전반적으로 지표가 개선되며 제조업의 회복세를 견인했다"고 했다.
KDI는 이번 진단에서 '지정학적 위험 고조' 언급을 추가했다. KDI는 "최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 고조,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다소 확대됐다"고 평했다. 이란 영토 내 하마스 최고 지도자 암살로 고조된 중동 정세 불안이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면전 우려로 번지고 있는 모습이다.
KDI는 "세계경제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완만한 성장 흐름이 유지될 전망이나, 무역 갈등 고조와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 등 경기 하방 위험도 상존한다"며 "글로벌 상품 교역이 완만한 회복 국면을 이어가면서 신흥국을 중심으로 생산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제조업 및 소비 관련 선행지표는 부진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세종=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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