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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칼치기 차에 '빠아앙~'…난폭운전도시 中우한서 로봇택시 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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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출 3분여만에 핸들 혼자 움직이는 택시 도착
무단횡단 등 돌발 상황에도 자연스러운 대처
이용 도로·승하차 지점 제한적 '한계'
일반 택시의 절반 가격에 이용…기사들 반발

"빠아앙!"


지난 5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도로 한복판. 중국에서 2년 동안 타본 모든 택시를 통틀어 가장 신사답게 운전하던 기사가 버럭 경적을 울렸다. 갑작스러운 추월 행위, 이른바 '칼치기' 차량이 오른편에서 끼어들려던 순간이다. 도로 위가 무질서한 중국 내에서도 운전이 가장 거친 도시로 꼽히는 우한에서 인공지능(AI) 기사가 처음으로 격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외국인들에게는 '코로나19 발원지'로, 내국인들에게는 '중국 3대 화로(火爐, 우한·충칭·난징)의 무더위로 악명 높은 우한은 사실 중국 자율주행기술 굴기의 전진기지이자 최대 규모로 상업화가 시작된 도시다. 주행 기술 변화의 중심에 선 도시에서 완전 무인 상태로 달리는 로봇택시를 직접 타봤다.

[르포]칼치기 차에 '빠아앙~'…난폭운전도시 中우한서 로봇택시 타보니 지난 5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탑승한 로봇택시가 목적지에 기자를 내려준 뒤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촬영= 김현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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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빈 택시가 스르륵 내 앞에 섰다

이날 탑승한 로봇택시는 AI 기업 바이두의 6세대 자율주행 플랫폼(아폴로)이 탑재된 완전무인자율주행(L4) 차량으로, 차내엔 안전요원조차 없다. 베이징 이좡(경제기술개발구) 등에서 시범운행 중인 무인택시에 보조석에 요원이 앉는 것과 달리, 우한 시내에서 상업 운행 중인 이 택시는 그야말로 'AI'가 오롯이 운전을 맡는다.


현재까지는 외국인이 차량을 호출할 수 없는 탓에 현지인의 도움을 받아 바이두의 플랫폼(뤄보콰이파오)으로 차를 부르자, 택시는 3분여 만에 기다리던 치리먀오역 앞에 미끄러지듯 들어섰다. 핸들만 스스로 움직이는 빈 운전석이 창문 너머로 보이자 살짝 소름이 돋는다.



차량 바깥 터치스크린에 휴대전화 뒷번호를 입력하니 '철컥'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탑승과 동시에 운전자 대각선 좌석 모니터가 활성화됐다. '출발' 버튼에 손가락을 대자 안내 음성과 함께 핸들이 차선을 옮기며 곧장 운행을 시작했다. 이 모니터를 통해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음악을 틀거나 차량 내 온도를 마음대로 조정하게 돼 있다.


기계에 목숨을 맡겼다는 당초의 불안과 달리 AI 기사의 실력은 그야말로 '정석'. 정속 운행, 규범 준수뿐 아니라 신호 변경에도 0.5초 만에 반응했다. 좀 더 빠르게 이동 가능한 쪽으로 차선을 바꾸거나, 칼치기 차량에 경적을 울리는 순간부터는 등을 기대앉아 드라이브를 즐겼다. 5분여 달렸을까. 우회전 차로에서 속도가 급격히 느려져 과한 방어운전이라고 생각한 것도 잠시, 무단횡단 자전거가 쌩하니 눈앞을 지났다. 도로 위 환경미화원을 발견했을 때는 살짝 핸들을 틀어 피해 갔고, 분기점에서도 무리 없이 차선에 합류했다. 속도는 60km/h 정도로 일관됐다.


목적지인 란장루역까지 약 5km를 15분 간 이용하고 지불한 택시비는 9.8위안(약 1880원). 중국의 일반적인 택시 요금(약 20~25위안)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불필요한 기사와의 대화도, 급정거나 급출발로 인한 피로감도 없는 15분 치고는 공짜나 다름없는 값이다.



"로봇택시 양쯔강에 빠졌다더라" 기사들은 '부글부글'

지난해 7월 상업 운행이 본격화된 이후 현재까지 우한뿐 아니라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충칭, 항저우, 쑤저우, 허페이, 우전 등 중국 10개 도시에서 무인 로봇택시가 도로를 달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우한이 '전진기지'인 이유는 가장 최대치의 범위(약 3378km)로 길이 열려있기 때문이다. 베이징(1144km), 상하이(2000km), 충칭(1535km) 등 여타 대도시와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우한시에 따르면 이 도시에서 운행 가능한 로봇택시만 1000대 수준. 현장에서는 기존 택시 및 공유차량 종사자들이 반발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도시 곳곳을 이동하며 만난 기사들은 로봇택시의 주행 수준이 형편없으며, 교통수단이 아닌 '체험형 기계' 정도로 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우한역에 내려 제일 처음 탑승한 차량의 기사 왕모씨는 약 40km를 이동하면서 "40분이면 갈 이 거리를 (로봇택시는) 2시간이나 간다"면서 "길을 막히게 하는 주범"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운전 내내 클랙슨을 울리고 칼치기 주행을 하던 그는 "(로봇택시는) 안전하지 않으니 타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기사 허모씨는 로봇택시에 대해 "지금은 운행하지 않는다"며 사실과 다른 얘기를 했다. 그는 "최근에 2명을 태운 채 양쯔강(창장)에 추락했기 때문"이라면서 "대중교통이 없는 낙후된 지역이면 모를까, 우한같이 복잡한 도시에 로봇택시는 필요 없다"고 말했다. 추락 현장을 목격했거나 동영상을 본 적 있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답했다.


과장된 면은 있지만, 이들의 불만은 일부 사실이기도 하다. 도로가 좁게 설계된 탓에 교통체증이 심한 우한 시내에서 사람에 비해 AI는 지름길이나 우회로를 찾는 대처에 약하다. 접촉사고가 발생해도 공안(경찰)이 개입해 즉시 처리할 수 없고, 운영사의 전문 안전요원이 현장에 와야 한다. 상습 정체 구역인 우한역 진입로의 경우 당초 운행 가능했지만, 로봇이 답답했던 운전자들의 빈번한 신고로 현재 진입이 금지됐다. 정해진 구간(우한시 도로의 35%)과 승하차 장소에서만 이용이 가능하다는 한계는 상업 택시로서 치명적 결점이다.

[르포]칼치기 차에 '빠아앙~'…난폭운전도시 中우한서 로봇택시 타보니

美 견제구 준비 중…중국은 "내 갈 길 간다"

자율주행 분야에서 질주 중인 중국을 향해 미국은 치명적 견제구를 준비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자율주행차·커넥티드카의 중국 소프트웨어 사용 및 중국 기업 생산 자율주행차의 미국 내 도로 주행 시험 금지, 중국에서 개발된 최신 무선통신 모듈이 장착된 차량의 주행 금지 등 규정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2년 11월까지 12개월간 미 캘리포니아주에서만 중국 업체의 누적 시험주행 거리가 72만4204km에 달한 가운데, 오는 8일 최신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자율주행 택시를 공개하겠다던 중국의 유일한 경쟁자 테슬라는 이 일정을 2개월여 뒤인 10월 10일로 늦춘 상황이다. 테슬라의 FSD는 지난 4월 중국판매를 사전 승인 받았는데, 비슷한 시기 중국에서 L3·L4 자율주행 운영 예비 자격을 부여받은 중국 업체는 비야디(BYD), 창안, 니오 등 9곳에 달한다.

[르포]칼치기 차에 '빠아앙~'…난폭운전도시 中우한서 로봇택시 타보니

미국·유럽연합(EU)과 비교해 이용자의 선호와 지불 의향이 월등히 높다는 점도 중국 자율주행의 발전 동력으로 꼽힌다. 최근 맥킨지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인들의 자율주행 선호 소비자 비중은 49%, 미국과 독일은 16%였다. 중국의 프리미엄 밸류 지급 의향이 4600달러(약 630만원) 수준인 반면 독일과 미국은 각각 3900달러, 2900달러에 그쳤다. 수요에 힘입어 2022년 연간 2687만여대인 중국의 자율주행 기능 탑재 차량의 판매 규모는 2030년 3350만대까지 늘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중국은 현재까지 전국 51개 도시에 설치된 자율주행 시범지구를 내년까지 100개 도시로, 로보택시 운영 도시는 16개에서 내년 25개 도시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도 이상 도로의 6%(3만km) 수준인 전용도로도 내년 25%(12만km)까지 늘릴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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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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