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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아파트라더니 에어컨도 안 나와"…주민들 불만 터졌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16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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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유리벽 외관 탓에 상황 악화

'명품 아파트'를 내세운 송도 고층 아파트에서 에어컨이 가동되지 않아 입주민들이 폭염 속에서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31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명품 아파트라더니 에어컨도 안 나와"…주민들 불만 터졌다 송도 더샵센트럴파크Ι·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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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 더샵센트럴파크1차가 그곳이다. 중앙공급식 에어컨의 냉각 배관 부식으로 지난달부터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전체 729세대 중 175세대는 폭염의 날씨에도 아예 냉방이 되지 않고 있다. 다른 세대 역시 간헐적으로 냉방이 되는 형국이다.


이 아파트는 2014년 배우 송일국이 KBS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세쌍둥이와 생활하는 모습을 공개하며 관심을 받았다. 센트럴파크와 도보 1분 거리인데다 인천1호선 센트럴파크역, 인천대입구역도 가까운 점, 포스코자사고, 채드윅국제학교 등 주변에 지역 학군이 밀집해 있는 점을 내세워 명품 아파트로 꼽혀왔다.


특히 외관이 돋보였는데 문제는 이러한 외관 때문에 실외기를 달 수 없어 세대별 에어컨 설치도 어렵게 됐다. 대부분의 입주민이 중앙냉방에만 의지하고 있는데, 가동이 멈춰버린 세대가 생긴 것이다. 더구나 외부 겉면을 유리창을 사용한 '통유리벽' 방식으로 지어 태양 빛이 여과 없이 집 내부로 쏟아진다. 전날 오후 5시께 고층 세대의 내부 온도는 37~38도까지 치솟았다.


문제가 갑자기 터진 것은 아니다. 이미 3~4년 전부터 같은 문제로 가동 중단과 부분 보수가 반복됐다. 올해는 일부가 아예 작동을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에어컨을 켜면 바로 꺼져버리고 억지로 작동하면 불이 날 수도 있다고 해서 아예 쓰지 않고 있다", "밤에는 안방에 선풍기 4대와 냉풍기를 가져다 놔야 겨우 잠을 청할 수 있다", "아기 있는 집은 어쩔 수 없이 밖을 배회하거나 호텔에서 지내고 있다고 한다"는 호소가 이어졌다.


입주자대표회는 에어컨 배관 자재로 부식에 취약한 용융아연도금강관(백강관)을 사용해 이런 사태가 빚어졌다며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에어컨을 재가동하기 위해 부식된 냉각탑과 배관을 모두 교체해야 하는데 100억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봤다.


오은경 입주자대표회 회장은 "송도는 바다를 메워 조성된 만큼 염기(소금기)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 내식성 자재를 써야 한다고 아파트 사용승인 조건에 명시돼 있다"며 "그러나 확인한 결과 KS 인증을 받지 않았고 부식에도 약한 백강관을 냉각 배관으로 쓴 것으로 파악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방서에는 냉각 배관으로 동·스테인리스·백강관을 쓰라고 적혀 있는데 이 중 가격이 낮은 자재로만 시공해 부식이 심해졌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건설사의 입장은 다르다. 포스코이앤씨는 시방서에 명시된 정상 자재를 사용했고, 하자보수 기간도 끝났다는 것이다. 아파트 측 시설 유지·보수 소홀로 인해 이번 사태가 벌어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다만 주민 불편을 고려해 기술적 지원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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