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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과정 모두 지켜본 국정원…보이스피싱 총책 '덜미'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23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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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보이스피싱 조직 2곳 총책 검거
범행정보 실시간 입수한 뒤 경찰에 지원
"해외 원점 타격하는 데 역량 집중할 것"

정보 당국이 정부·기관을 사칭하며 우리 국민을 상대로 금전을 갈취한 보이스피싱 조직들의 총책을 검거했다. 중국에 거점을 둔 이들 조직의 범행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검경에 정보를 지원한 성과다.


국가정보원은 중국에 거점을 둔 보이스피싱 조직 2곳의 총책 30대 이모씨(중국인), 30대 최모씨(한국인) 관련 정보를 검찰과 경찰에 제공해 국내로 입국하는 대상자를 모두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고 31일 밝혔다.


범행과정 모두 지켜본 국정원…보이스피싱 총책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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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에 따르면 이들 조직은 검찰이나 금융감독원, 은행 등을 사칭하며 피해자가 범죄에 연루됐다고 협박하거나 저리(低利) 대출로 갈아탈 수 있다고 속여 금전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범죄 피해액은 14억원에 달한다.


국정원은 지난해 3월 이들 조직이 피싱 피해자를 물색하고 실제로 돈을 받아내는 과정까지 확인할 수 있는 '여건'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추적 과정에서 이른바 '그놈 목소리'라고 불리는 조직원의 실제 사기 시도 과정까지 확인했다. 조직원이 피해자와 통화하는 영상, 음성, 범행 시나리오, 피해자 협박에 사용하기 위해 조작된 가짜 구속영장 등을 확보했다.


국정원이 확보한 자료를 보면 해당 조직들은 일반 기업체의 사업 운영 수준으로 체계적인 수법을 보였다. '상담사' 역할을 한 조직원은 자체 제작한 '피싱용 서류 양식'에 따라 피해자의 ▲신원 ▲재직기간·연봉 등 직장정보 ▲대출 여부·신용카드 개설연도 등 금융정보 ▲휴대전화 기종 등을 상세하게 기입했다. 이런 실적은 보수를 지급하는 성과 기준이 됐다.


'핫라인' 정보 지원…1시간 만에 범행 차단
범행과정 모두 지켜본 국정원…보이스피싱 총책 '덜미'

국정원은 총책들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국정원-경찰청 간 '핫라인'을 구축했다. 짧은 시간 안에 범행이 이뤄진다는 범죄 특성에 따라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국정원이 보이스피싱 조직의 범행 기도 정보를 입수하는 즉시 경찰에 지원하는 구조다. 국정원은 실시간으로 입수한 범행 장소와 시간 등 정보를 경찰에 지원했다.


재구성된 핫라인 소통 과정을 보면 국정원이 수금책의 동선과 피해자에 대한 정보를 경찰에 통지하면 경찰은 이를 관할 경찰서에 긴급 전파하고 5분 만에 경찰관 투입이 이뤄진다. 이후 국정원은 수금책의 연령대와 인상착의, 예상 피해금액 등 정보를 경찰에 추가로 제공하고, 최초 정보 전달로부터 불과 1시간 만에 수금책이 경찰에 검거된다.


이렇게 지난해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대기업 직원과 군인, 취업준비생 등 28명을 노린 9억3000만원 상당의 피해를 예방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한 추적 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국내에서 활동하는 단순 수거책을 검거하기보다 범행을 주도하고 있는 해외 원점을 타격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보이스피싱 범죄는 수사기관이 대응체계를 갖추면서 피해액이 점차 줄고 있지만, 여전히 규모가 연 수천억원대로 나타났다. 경찰청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액은 2021년 7744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2022년 5438억원, 2023년 4472억원으로 점점 감소했다. 다만 올해의 경우 5월까지 2563억원의 피해가 발생해 전년 동기 대비 50% 늘었다.


다음은 보이스피싱 범행 관련 자료
범행과정 모두 지켜본 국정원…보이스피싱 총책 '덜미' 보이스피싱 조직의 범행 시나리오 [사진제공=국가정보원]
범행과정 모두 지켜본 국정원…보이스피싱 총책 '덜미' 보이스피싱 조직의 범행 시나리오 [사진제공=국가정보원]
범행과정 모두 지켜본 국정원…보이스피싱 총책 '덜미' 피해자 협박용 가짜 구속영장 [사진제공=국가정보원]
범행과정 모두 지켜본 국정원…보이스피싱 총책 '덜미' 보이스피싱 과정에서 피해자 정보를 기입하는 서류 양식 [사진제공=국가정보원]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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