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펌 출신 운용인력 중심‥시장변화를 빠르게 읽는 장점
비즈니스온, 두산로보틱스 등 선제적 투자로 엑시트 성공
2013년 설립된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는 주로 한국 시장 내 미들마켓(Middle Market·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투자 시장)에서 인수 및 성장 자본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독립 사모펀드 회사다. 창립 이래 1조2420억원이 넘는 규모의 펀드를 운용해 왔다. 23개 기업에 전략적 투자를 전개해 탄탄한 실적을 쌓아왔으며 14번의 엑시트를 통해 44.1%라는 높은 내부수익률(IRR)을 기록했다.
국민연금이 돈 맡기는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비결은
프랙시스캐피탈은 최근 MBK파트너스, 프리미어파트너스, JKL파트너스 등과 함께 국민연금 국내 사모투자(PEF) 위탁운용사로 선정됐다. 국민연금은 이번 사업에서 최대 1조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각 운용사는 1500억~3500억원의 출자금을 자율적으로 제안했다. 프랙시스캐피탈은 혁신기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고수익을 올리며 성장한 PEF다.
최근에는 기업용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기업 비즈니스온을 스카이레이크프라이빗에쿼티에 3800억원에 매각하면서 투자 5년 만에 3.1배의 수익을 올렸다. IRR은 약 26%에 달한다. 2007년 설립된 비즈니스온은 전자세금계산서 솔루션 시장 1위 기업이다. 전자계약, 통합관리, 지능형 빅데이터 서비스 등의 사업을 하고 있으며 네이버도 비즈니스온의 특정 사업 부문을 인수 검토한 바 있다. 프랙시스캐피탈은 2019년 비즈니스온 지분 46.91%를 주당 8789원에 총 95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이때 기업가치는 2000억원대 초반으로 국내 SaaS 분야 최초의 경영권 거래였다.
라민상 프랙시스캐피탈 대표는 비즈니스온 공동대표를 맡아 유사 업체를 연이어 인수해 시장지배력을 확대하는 볼트온(Bolt-on) 전략에 힘을 실었다. 관련 시장을 분석해 경쟁력을 보유한 업체 50곳 이상을 검토했다. 2020년 전자계약 서비스 업체 글로싸인을 시작으로 데이터 분석업체 플랜잇파트너스, 회계솔루션 업체 넛지파트너스, 인사관리 플랫폼 시프티를 잇따라 인수하며 재무회계, 전자계약, 데이터, HR 등 10개 이상의 SaaS 제품군을 보유하며 국내 1위 기업으로 거듭났다. 2019년 156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510억원 수준으로 4년 만에 227% 증가했다.
올 초 프랙시스는 두산로보틱스에 투자한 지 2년 만에 투자원금 대비 수익률 6.5배, IRR 186%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엑시트 기록을 만들었다. 300억원을 투자해 총 1965억원을 회수했다. 국내 PEF 운용사 가운데 로보틱스 분야에 대한 첫 투자 사례였다. 투자 당시 두산로보틱스는 2015년 출범 이후 줄곧 적자 상태였고, 매출액도 수백억원 규모에 그쳐 투자 결정이 쉽지 않은 분위기였지만 과감한 투자 전략이 통했다. 프랙시스는 협동로봇 섹터를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투자분야로 보고 성장 전망과 국내외 주요 업체들에 대한 스터디를 1년 이상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 이후 2대 주주가 된 프랙시스는 두산로보틱스 이사회에 합류해 이사회 구성원이자 재무적 파트너로 볼트온 투자 기회 발굴, 핵심 전략 과제에 대한 전략 컨설팅 등을 제공했다.
시장 변화에 민첩한 대응이 장점, 블라인드 펀드 조성 및 추가 엑시트 기회 주목
프랙시스는 컨설팅회사 베인앤컴퍼니 출신인 라민상, 이관훈, 윤준식 3명의 공동대표는 물론 운용인력의 절반 이상을 전략컨설팅 출신으로 구축해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PEF라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선 창립멤버들이 이탈 없이 협력하며 2013년 설립 이후 꾸준히 함께하고 있다는 점을 프랙시스의 최대 강점으로 꼽는다.
투자성과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도 탄력을 받고 있다. 현재 프랙시스가 조성 중인 8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 모집이 순항하고 있다. 프랙시스는 올 상반기에만 3곳의 출자사업에서 위탁운용사로 선정됐다. 성장지원펀드 2차 출자사업에서 중형분야에 선정돼 800억원, 공무원연금공단 중형분야에서 300억원을 배정받았다. 이후 최근 국민연금 PEF 출자사업에도 선정됐다. 프랙시스는 이번 국민연금 출자사업에 3000억원을 신청했다. 최종 출자액은 유동적이지만 상반기 출자사업에서 좋은 성과를 내면서 프랙시스는 약 5000억원가량의 자금을 모았다. 반 년 만에 펀드 목표액의 60% 이상을 모으면서 블라인드펀드 조기 마감이 기대된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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