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무사증 무단이탈 등 해상 국경범죄 증가…해경, 단속 강화

올해 밀항·밀입국과 무사증 이탈 등 해상 국경범죄가 대폭 늘어 해경이 단속을 강화한다.

25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 현재까지 국경 침해 사범은 밀항·밀입국 2건 5명, 무사증 이탈 6건 25명 등 총 8건 30명이다.

이는 지난해 전체 7건 35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국경 침해 사범은 2020년 8건 34명을 기록한 뒤 2021년 1건 3명, 2022명 0건으로 줄었다가 최근 늘어나는 추세다.

제주 무사증으로 입국한 외국인이 전년 대비 8배로 크게 증가한 가운데, 입국 후 무단이탈을 시도하는 외국인도 늘어나면서 이들을 운반·알선하는 전문조직과 브로커도 점차 조직화되는 상황이다.

제주해경서는 지난 10일 제주항 6부두 초소에 있던 냉동탑차 화물칸을 검색하다가 아이스박스 안에 숨어있던 베트남인 1명을 검거했다. 그는 무사증으로 제주에 입국한 뒤 도외 이탈을 하려다 해경에 적발됐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제주도를 무단으로 벗어난 베트남인 5명과 국내 알선 조직원 5명이 검거되기도 했다.

제주 무사증으로 입국한 뒤 무단 이탈한 베트남인들이 지난 5월 해경에 적발됐다. [사진 제공=해양경찰청]

해경은 민생경제 침해 사범의 해외 도피를 위한 밀항 시도와 무사증 이탈 사례가 빈번함에 따라 다음 달 31일까지 이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해경은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서해 권역은 소형보트를 이용한 밀입국 가능성이 높고, 남해 권역은 경제사범들이 국외로 도피하기 위해 밀항을 시도하거나 무사증 입국자의 무단이탈 상륙지로 이용되는 것으로 파악했다.

또 동해는 탈북자 상륙과 러시아 요트 무단 상륙이 우려되는 권역이고, 제주도는 무사증으로 입국한 외국인들이 전문 브로커를 이용해 다른 지역으로 이탈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해경은 이러한 해역별 특성을 바탕으로 맞춤형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지방청별 전담반 운영, 주말·공휴일·취약시간대 해상경비·잠복근무 강화, 국내외 관계기관 공조 강화에 나선다.

특히 무사증 입국자의 무단이탈을 차단하기 위해 제주항로 여객선을 대상으로 불시 임검을 확대하고 해상 밀항 경로를 항해하는 선박, 내해로 이동하는 고속·소형선박 등 의심 선박에 대해 철저히 검문검색 할 계획이다.

고민관 해경청 정보외사국장은 "밀항과 밀입국, 제주 무사증 관련 범죄가 의심되는 선박을 발견하면 가까운 해양경찰서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해 10월 중국인 22명이 배를 타고 충남 보령 앞바다로 밀입국하다 해경에 체포됐다. [사진 제공=해양경찰청]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