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구원, 세계최초 미세플라스틱의 내이 손상 밝혀내
미세플라스틱이 귀를 손상시켜 인간의 청력과 균형감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원자력의학원(원장 이진경)은 23일 방사선의학연구소 김진수 박사와 서울대 의과대학 이비인후과학교실 박민현 교수, 중앙대 창의ICT공과대학 융합공학부 최종훈 교수 공동 연구팀이 미세플라스틱이 내이(內耳)를 손상시켜 청력 손실 및 균형감각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밝혔다고 발표했다.
귀의 일부인 내이는 달팽이관, 전정기관, 세반고리관으로 이뤄져 소리를 감지하고 몸의 평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일회용품 등에 쓰이는 플라스틱 종류 중 하나인 폴리에틸렌을 실험쥐에 4개월간 매일 10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그램)을 먹여 연구를 진행했다.
귀의 내이를 구성하는 달팽이관(청력 담당)과 전정기관(균형감각 담당)에 폴리에틸렌이 0.144마이크로그램 축적된 것을 확인한 후 진행한 청력 측정시험에서 정상군은 31.7데시벨, 폴리에틸렌 섭취군은 54데시벨에 반응했다. 연구팀은 폴리에틸렌 섭취군이 정상군보다 22.3데시벨 더 큰 소리에 반응한 것을 폴리에틸렌에 의한 청력 기능 손상으로 확인했다.
미세플라스틱이 내이에 축적된 쥐는 운동지속능력과 발의 악력이 낮아진 것으로 측정돼 균형감각 유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팀은 이 외에도 아울러 폴리에틸렌 노출로 인해 귀 안쪽 내이 조직에서 특정 유전자 발현이 증가하고, 청력 역치가 증가했으며, 뇌의 측두엽 부위에서 포도당 대사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하는 등 미세플라스틱이 내이를 손상 시켜 청력 손실 및 균형 장애를 일으킨다는 것이 입증됐다.
이번 연구성과는 환경과학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해저더스 머티리얼스(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IF=12.2, 환경과학분야 상위 3.35%) 7월 18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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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이번 내이 연구로 미세플라스틱의 생체 위해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며, “무분별한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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