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아주대학교 총장 시절부터 청년들과 적극 소통해왔다. 당시 김동연 총장의 ‘브라운 백 미팅’(Brown Bag Meeting)’은 소통의 아이콘이었다. 브라운 백은 햄버거 가게 등에서 먹을 것을 담아 주는 ‘갈색 봉지’를 말한다. 브라운 백 미팅은 간단한 점심을 곁들인 자유로운 대화시간을 의미한다.
김동연 총장은 격주 또는 한 달에 한 번 재학생들과 피자 등을 같이 하며 대화했고, 주요 건의 사항은 학교 정책 운영에도 반영했다.
김동연 총장이 경제부총리 내정자로 지명되자 당시 페이스북 게시판인 ‘아주대학교 대나무숲’에는 "총장 임기 시작과 동시에 여러 활동을 통해 학생들과 함께하고 학생들의 뜻을 존중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마땅히 보내드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아쉽다" 등 여러 글이 올라왔다.
그런 김동연 지사가 23일 성남 판교 경기창조혁신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청년들을 직접 만났다.
그가 오늘 만난 청년들은 도내 30개 대학의 총학생회장단 70명이다. 도내 30개 대학의 ‘청년리더’들을 한자리에 초청한 것은 도지사 취임 후 처음이다.
김동연 지사는 "믿거나 말거나인데 우리 청년들 만날 때가 제일 좋다. 대학 총장을 여러 해 전에 했었는데 여러 가지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우리 청년들, 학생들 만나는 게 너무 좋았다"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앞에 공식 일정이 3개 있어서 넥타이만 풀었는데, 편하게 재킷을 벗었다. 괜찮죠"라고 물어본 뒤 "재킷을 벗었다는 건 편하게 얘기 나눴으면, 길게 얘기 나눴으면 해서다. 편하게 대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왜 우리 청년들이 정책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 저는 행복해지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우리 사회가 지금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배경, 입에 물고 태어난 숟가락 색깔, 열심히 노력해도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현실과 사회 시스템, 그런 것들 때문에 청년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그래서 대한민국을, 사회 시스템을, 정책을 여러분이 행복해질 기회가 많아지게끔 바꿔야 한다. 바꾸는 것에는 근본적으로 정치구조, 경제 운영의 틀, 교육시스템도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여러분 스스로, 여러분의 후세에 이르기까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여러분이 정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목소리를 내셔야 한다"며 "지금의 체제와 지금의 시스템과 지금의 구조에 순응해서 가게 되면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 간다"고 걱정했다.
김동연 지사는 앞서 도지사 당선인 시절 포천 아트밸리 청년 랩(lab)에서 청년들과 만난 뒤 "기회의 빈익빈 부익부를 없애겠다"면서 "우리 청년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만들고 싶고, 주어진 기회가 고르게 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김동연 지사는 재임 중 청년정책에 공을 들여왔다. 그 결과물은 점점 확산돼 ‘민선 8기 경기청년 기회패키지’로 나타났다. 주요 정책으로는 ▲경기청년 사다리프로그램(2023년 5개 대학 200명→2024년 9개 대학 270명) ▲경기청년 갭이어(2023년 600여명→2024년 800여명) ▲기회사다리 금융 ▲해외취창업 기회 확충 ▲해외 봉사단 ‘기회오다’ ▲청년 역량강화 기회지원 등이 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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