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빌라스 수원서 하반기 전략 공유회
신동빈 "경쟁력 강화 필요" 주문과 부합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23일 경기도 타임빌라스 수원에서 임직원 1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하반기 전략 공유회'를 개최했다. 그룹의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회의)이 열린 지 나흘 만이다. 정 대표는 이날 그룹의 새로운 복합쇼핑몰 타임빌라스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하반기 VCM에서 신동빈 롯데 회장이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기존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롯데백화점은 이날 오전 경기 수원시 권선구 타임빌라스 수원에서 하반기 전략 공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전략 공유회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 백화점 경쟁력 제고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정 대표를 포함해 백화점 주요 임원과 점포 점장 등 130여명이 참석한다. 롯데백화점은 통상 서울 소공동 본사에서 전략공유회를 열곤 했는데, 이날은 타임빌라스 수원의 혁신 사례를 공유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장소를 바꿨다고 설명했다.
회의는 이승희 쇼핑몰 전략 본부장의 '타임빌라스 수원 개발의 히스토리와 향후 전략' 발표로 시작됐다. 이 본부장은 발표에서 "3기 신도시, 대기업 단지 조성 등 수원 상권의 발전 규모나 속도에 비해 고객이 원하는 수준의 대규모 쇼핑시설이 부재하다고 판단해 타임빌라스 수원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며 "타임빌라스 수원은 백화점과 쇼핑몰, 각각의 강점 요소만을 결합한 컨버전스 쇼핑몰로 개발하는 동시에 디지털 사이니지와 무빙 로고 등 새로운 콘셉트를 대거 적용했다"고 했다.
이 본부장은 하반기 그랜드 오픈으로 완성되는 타임빌라스 수원과 함께 타임빌라스 수성, 타임빌라스 송도 개점에 대한 중장기 로드맵도 밝혔다. 이 본부장은 "대구와 인천에 각각 들어서게 될 타임빌라스 수성, 타임빌라스 송도는 해당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급 프리미엄 복합 쇼핑몰로 개발할 것"이라며 "타임빌라스 수성과 인천은 현재 해외 유명설계사와 협업해 디자인 콘셉트를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수성, 송도를 포함해 지역 거점 점포의 리뉴얼과 추가 출점 등을 통해 타임빌라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하반기에도 핵심 전략을 토대로 중장기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해달라"며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실행력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고 임원 등 참석자들에게 강조했다. 그가 말한 핵심 전략을 그룹의 새로운 복합쇼핑몰인 타임빌라스의 연착륙이다. 복합쇼핑몰은 현재 여러 유통 대기업간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영역이다. e커머스와 차별화되는 오프라인 매장의 체험형 콘텐츠가 인기를 끄는 데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다양한 가격대 상품을 함께 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첫 시작으로 타임빌라스 수원을 지난 5월 프리 오픈한 데 이어 다음 달 그랜드 오픈을 앞두고 있다.
정 대표는 이날 회의에 앞서 "쇼핑몰을 앞으로의 (롯데백화점) 성장 동력으로 보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점포에 대해 단순 리뉴얼에 그칠 것이 아니라 복합쇼핑몰로 한 단계 진화시켜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그러면서 "비용 절감은 필요하지만, 성장을 위한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소모품 비용 등 단기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비용은 줄이겠지만, (쇼핑몰) 리뉴얼 등 중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투자는 지속하겠다는 의미다.
정 대표가 쇼핑몰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백화점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건 신동빈 회장의 주문과도 궤를 같이한다. 신 회장은 앞선 VCM에서 기업가치 제고 달성을 위한 하반기 경영방침으로 유통군 등 기존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다. 신 회장은 당시 "고객과 시장 변화 대응을 위한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해 신세계백화점 등 롯데 경쟁사인 신세계그룹 계열사에서 근무했으며, 롯데쇼핑의 첫 외부 영입 대표다.
한편, 롯데백화점 외에 롯데 유통계열사들도 하반기 전략 회의를 개최한다. 전자상거래 플랫폼 롯데온은 이달 말 임원과 팀장들이 참석하는 하반기 워크숍을 진행하고, 롯데마트는 반기별 회의 대신 매달 대표와 임원, 점장, 팀장 등이 참석하는 리더십미팅을 연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