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보다 낮은 연봉과 대우
공무원 준비생 1년 새 29% 감소
9급 공무원 김모씨(26)는 이직을 결심했다. 200만원도 안 되는 월급에서 월세와 생활비를 제외하면 남는 것이 없어서다. 김씨는 “일반 기업에 다니는 친구들과 임금 격차가 너무 크다”며 “이대로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취업 준비생사이에서 형편없는 연봉과 대우에 공무원 인기가 확 꺾였다. 이제는 기피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통계청의 ‘청년 취업 시험 준비 현황’에 따르면 일반직 공무원 시험준비자는 지난해 5월 18만6000명에서 올해 5월 13만1000명으로 줄었다.
취업준비생 이시윤씨(27)는 “물가는 가파르게 오르는데 공무원 월급 상승률은 미미하기에 더는 안정적인 직업이 아닌 것 같다”며 “주변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학생 정모씨(26)는 2년간 공무원 준비를 하다 끝내 포기했다. 정씨는 “저와 같이 시험 준비하던 사람들이 하나둘 이 판을 떠나고 있다”며 “공부 시간과 노력이면 대기업이나 전문직 준비하는 게 나은 것 같다”고 한탄했다.
공무원보수위원회는 지난 22일 내년도 공무원 보수로 5급 이상 2.5%, 6급 이하 3.3% 인상을 제시했다. 9급 공무원은 임금인상률과 각종 수당을 포함해 월 16만원 이상을 인상하는 방안을 내놨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요즘 젊은 세대는 일한 것에 대한 대가로 충분한 경제적인 보상을 중시한다. 최저임금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공무원이 저임금 직업으로 알려져 기피 직업이 된 것”이라며 “공무원 시험에 대한 인기가 떨어지는 현상과 5년 차 미만 직원들의 퇴직률이 높아지는 현상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인사혁신처나 대통령실 차원에서 검토가 필요한 사안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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